윤대통령, 여야 돌며 일일이 '악수' 나눠
윤석열 대통령의 16일 취임 후 첫 시정연설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등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반대 손팻말이나 야유, 고성 등 큰 소란없이 시정연설은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10시2분경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밝은 회색 정장에 취임식 때와 비슷한 색상의 하늘색 넥타이를 맸다.
민주당을 상징하는 푸른 계열 넥타이를 맨 것을 두고 추경안과 총리 인준 등 야당의 협조를 구하려는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입장하자마자 오른쪽에 선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왼쪽에 선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과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당 의석을 지나면서 통로 좌석에 서 있던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했다.
의원 전원은 기립해 윤 대통령을 맞이했다.
이후 단상에 올라 정면을 바라보며 인사를 했고, 민주당과 정의당 의석 방향인 오른쪽을 바라보며 또 인사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박병석 국회의장은 "대통령님, 의장께도 인사하시죠"라고 웃으며 말을 건넸다.
윤 대통령이 몸을 돌려 인사하자 박 의장이 환하게 웃었고, 장내에서도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날 윤 대통령의 연설 도중엔 총 18번의 박수가 나왔다.
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주도적으로 박수를 쳤다.
민주당 의석에서는 별다른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
연설을 마친 윤 대통령은 단상에서 뒤를 돌아 "의장님"이라고 부르며 박 의장과 악수를 나눴다.
이후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석으로 퇴장하면서 의원들과 악수했다.
이어 민주당 의원석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겨 본회의장을 한바퀴 돌면서 민주당·정의당 의원들과도 일일이 악수했다.
윤 대통령이 야당 의석을 돌며 인사를 나누는 동안 국민의힘 쪽에선 환호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한편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의원들께서 대통령 연설이 끝나자마자 퇴장하지 않고 야당 의석으로 돌아오실 때까지 남아 기다린 점에 대해 여당 원내대표로서 야당 의원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