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시든 경유 승용차…1분기 판매량 42% 줄어
인기 시든 경유 승용차…1분기 판매량 42% 줄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5.1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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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비중 13.5%…2008년 이후 최저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사진=연합뉴스]

국내 경유 승용차가 인기가 확연히 줄고 있다. 친환경 모델 출시가 늘고 최근 경윳값이 휘발유 가격을 넘어서며 소비자 선호도에서 밀리는 추세다.

1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판매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승용차 시장에서 경유 모델 판매량은 4만35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국산 경유차는 6만1516대에서 3만4593대로 43.8% 줄었다. 수입 경유 모델은 전 동기(1만2830대) 대비 30.4% 감소한 8924대였다.

올해 1분기 경유차 판매 비중은 13.5%로 지난 2008년 18.5%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불과 5년 전인 지난 2017년의 36.4%와 비교해 3분의1 수준이다. 경유차가 인기를 얻던 지난 2015년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욱 크다. 지난 2015년 당시 경유 승용차 판매 비중은 국산차 41%, 수입차 68.8%였다.

경유 승용차 판매 하락세는 최근 친환경차 인기와 함께 경유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유차 판매는 지난 2015년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 사건 이후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또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경유 승용차 비중을 줄이며 경유차 입지는 더욱 줄었다.

최근에는 경유 가격이 휘발윳값 보다 비싸지며 앞으로 경유차 감소세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웹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1일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은 1947.6원으로 휘발유 가격 1946.1원을 14년 만에 넘어섰다.

올해 국내 경유 승용차 판매량은 15만대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이럴 경우 연간 경유 승용차 판매량이 20만대 아래로 하락하는 건 지난 2008년 18만9024대 이후 처음이다.

국내 완성차 5개사가 올해 1분기 판매한 경유 승용차는 총 16종이다. 지난 2018년 40종과 비교해 3분의 1 이하로 줄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의 경유 모델 비중이 63.4%로 높은 편이지만 ‘아이오닉7’, 제네시스 전용 전기 SUV 등을 출시해 친환경차 비중을 높인다. 기아는 경유 승용차 판매 비중을 지난 2018년 39.1%에서 올해 1분기 11.7%까지 줄였다. 특히 경유 모델로 인기가 높은 ‘카니발’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친환경차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업계도 경유 모델을 줄이고 있다. 올해 1분기 KAIDA에 등록된 25개 수입 브랜드 중 16개 브랜드는 경유 모델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경유 모델을 앞세웠던 벤츠, BMW, 아우디의 경유차 비중도 지난 2018년 각각 69.4%, 61.0%, 35%에서 올해 1분기 11.9%, 5.9%, 22.7%로 줄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