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만-최수현과 악연…김주현, 카멜레온 출세 행보
박지만-최수현과 악연…김주현, 카멜레온 출세 행보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5.11 1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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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증권 무리수 매각, 예보 알력 끝에 금융위 수장 부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사진=여신금융협회)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 (사진=여신금융협회)

윤석열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경제정책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 긴축 돌입 등 엄중한 경제 상황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최상목 경제수석 등을 발탁해 대응에 나섰다. 

특히 정부와 손발을 맞출 금융감독기관 수장에도 출중한 능력의 인사가 사실상 낙점됐다. 11일 관가와 금융권에 따르면,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은 금융위원장으로 사실상 낙점됐다. 

김 회장은 관가와 금융공기업 등을 오가며 왕성한 행보를 이어왔고, 추 부총리나 최 수석 등 관계자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무부에서도 핵심인 증권국과 금융정책실 등을 거쳐 내부 인맥이 두터운 ‘순혈 모피아’다. 금융위로 이동한 뒤에도 금융정책국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을 역임했다. 예금보험공사 사장,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소장) 등 경험도 있다. 2019년부터 여신금융협회를 이끌고 있다.

이런 화려한 경력에 가려졌지만, ‘기회주의’나 ‘보신주의’ 행보를 보였다는 점은 옥의 티로 지목된다.

그가 예보로 갈 당시, 예보 사장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해 2억~3억원 정도로 전해졌다. 또 금융 관련 기구 중 최고급은 아니지만, 적당히 짭짤한 자리였다. 이를 두고 그가 최수현 당시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알력을 빚은 건 익히 알려졌다. 

김주현 당시 금융위 사무처장은 최수현 당시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예보 사장 유력 후보로 꼽혔다. 금융위에서는 최 부원장을 예보 사장으로 보내고, 김 사무처장을 최 부원장 후임으로 심고 싶어 했다.

하지만 금감원 내부에서 수석부원장이 된지 1년 남짓인데 이동시키는 건 너무 빠르다는 항의가 대두됐다. 결국 권혁세 당시 금감원장이 나서면서 교통정리를 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관료 간 자리다툼 끝에 예보 사장을 지낸 뒤 우리금융그룹이 갖고 있는 연구소 대표 자리를 꿰찬 것도 논란거리가 됐다. 정부 관료의 전관예우 즐기기 수준을 넘어선 도덕적 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계는 원래도 ‘규제산업 특성상’ 낙하산을 거부하기 어렵다. 예보의 경우 우리금융과 특수관계라 더욱 이를 떨치기 곤란하다.

우리금융이 4전5기 끝에 민영화에 성공한 가운데, 관료 출신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주요 보직을 맡게 되면서 새삼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당시 당국은 민영화 성사 직후 작은 부분 남은 지분을 볼모로 간섭을 하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지만 막상 뒤에선 낙하산 거래가 있던 셈이다.

더군다나 김 회장은 정부에서 일할 때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등 일부 계열사들의 분리 매각을 강행한 중심인물이었다.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라는 명분이었지만, 당시 일부 관료 사이에선 ‘통매각’ 구상을 버리지 못하고 있었다. 우리금융의 장래를 생각할 때 경쟁력이 강하던 증권사를 굳이 매각하면 절름발이 금융그룹에 머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그는 강행했고, 우려는 현실화됐다.

김 회장은 2016년 초 신임 연구소 대표(소장)로 부임했고 불과 열 달 뒤 또다른 관료 출신 최광진 전 기재부 국장을 부소장으로 불러들였다. 심지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직제엔 이때까지 부소장이 없었지만, 김 회장이 ‘위인설관’을 강행해 일자리를 줬다는 비판이 나왔다.

김 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와 가깝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임기를 시작했고,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으로 2017년 3월 중도 하차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임기는 2년이었다(2018년 연말까지). 그러나 박 전 대통령 낙마 이후 우리금융 측에선 그를 붙잡을 이유가 없고, 김 회장도 이러한 색채를 지우고 당시 부소장을 소장 대행으로 앉힌 후 은둔생활에 들어간다.

이 은둔 행보는 여신금융협회장에 도전했을 때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박 전 대통령과의 연결고리 때문에 역차별 하는 게 아니냐는 동정론을 불러일으켜 순조롭게 자리에 앉았다는 평가가 나온 까닭이다. 

새 정부의 주요 기관장으로 화려한 관가 컴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그를 두고 후배 경제 관료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새나온다. 

dogo842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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