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강화·수요 억제 위주 부동산 정책 쏟아냈지만 끝내 '참패'
총지출 증가율, 전 정부 2배… 코로나에도 성장률 하락 최소화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자연인 문재인'으로 돌아갔다.
이로써 지난 5년간 국정에 혼신을 다한 문 전 대통령의 공과(功過)에 대한 평가는 역사의 몫으로 남게된다.
문 전 대통령은 많은 부분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남기기도 했지만, 임기 내 끝내 풀지 못한 숙제도 남아있다는 게 중론이다.
그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은 임기 내내 이어진 부동산 문제를 끝내 해결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초 문 전 대통령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임기 동안 규제 강화와 수요 억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참패'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요 억제 정책 위주로 스무번 넘는 대책을 쏟아냈지만, 결국은 집값의 상승을 불렀다.
9일 KB국민은행 월간 주택가격 동향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의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3억441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2017년 4월 당시의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3억2008만원)보다 2000만원 높다.
지난달 전국 평균 아파트값은 5억6045만원으로 집계됐다.
5년 새 평균 아파트값은 약 2억4000만원(3억2008만원→5억6045만원), 평균 전세가는 약 1억원(2억3813만원→3억4041만원) 오른 것이다.
전세계적인 초저금리 기조가 집값을 끌어 올리는데 역할을 했고 집값 상승이 전세계적인 현상이었다고 하더라도 국민이 체감하는 집값 상승은 뼈져렸다.
뒤늦게 수도권 대규모 공급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결국 안정화하지 못한 채 임기를 마무리짓게 됐다.
그간 문 대통령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부동산 문제에 대해 여러 차례 사과하기도 했다.
청와대 측도 최근 펴낸 '위대한 국민의 나라'에서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해 '면구스럽다'고 표현하는 등 다시 한번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어 국가부채를 증가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외환위기 이후 역대 정부의 연평균 총지출 증가율은 △김대중 4.46% △노무현 6.9% △이명박 5.76% △박근혜 5.1% △문재인 10.81%다. 문재인 정부가 압도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660조원이었던 국가부채는 임기 5년 동안 400조원이 늘어나 1000조원 시대가 됐다.
출범 직후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우며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모색했지만, 임기 초 2년간 최저임금을 29%인상하면서 자영업자들에게 타격을 주고 시장을 왜곡했다는 비판도 피하지 못한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에도 경제 성장률 하락 폭을 최소화한 점은 성과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 사태로 마이너스로 추락했던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4% 성장해 글로벌 경제 '톱10'을 유지했다.
1인당 국민소득(GNI)은 사상 최고치인 3만5000달러 수준을 기록했다.
수출액과 수입액을 합한 무역규모는 사상 최단기간 1조 달러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고, 역대 최대 규모의 무역액과 수출액까지 '무역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기도 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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