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계양산서 출사표…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 이끌 것"
安 "새 정부 성공 초석 놓겠다"… 李 겨냥 "배신행위·무책임의 극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안철수 위원장이 8일 나란히 6·1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 고문은 '진보 텃밭'인 인천 계양을에, 안 위원장은 '보수 텃밭'인 경기 성남 분당갑에 각각 출마한다. 정치적 중량감이 있는 거물급 주자들로서 당선이 유력한 안전지대를 택한 셈이다.
이들의 출격으로 이번 보궐선거는 대선 연장전으로 체급이 뛰게됐다.
특히 두 사람의 정치적 생명도 이번 선거 결과와 연동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고문은 이날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야외공연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이끌겠다"면서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 후보는 "깊은 고심 끝에 위기의 민주당에 힘을 보태고 어려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위험한 정면 돌파를 결심했다"면서 "모든 것을 감내하며 정치인의 숙명인 무한책임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저의 정치적 안위를 고려해 지방선거와 거리를 두라는 조언이 많았고, 저 역시 조기복귀에 부정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그러나 당이 처한 어려움과 위태로운 지방선거 상황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었다"고 언급했다.
또 "저의 출마를 막으려는 국민의힘 측의 과도한 비방과 억지 공격도 결단의 한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상대가 원치 않는 때, 장소, 방법으로 싸우는 것이 이기는 길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이 고문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3월10일 대선 선대위 해단식 이후 59일 만이다.
앞서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이 고문을 인천 계양을 후보로 전략 공천했다. 또 이 고문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고 이 고문도 동의했다.
인천 계양을은 송영길 전 대표가 5선을 한 곳으로,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됐다.
이 고문은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에 있는 자택을 조만간 지역구 내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 별다른 지역연고가 없는 계양을 출마를 놓고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 고문에 이어 오후에는 안 위원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위원장은 "분당뿐 아니라 성남시, 경기도, 나아가 수도권에서의 승리를 통해 새 정부 성공의 초석을 놓겠다는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제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그는 "분당과 성남 주민들은 전임 시장과 도지사 등의 법적·도덕적 타락으로 인한 실질적인 경제적 피해자이며 고통스러운 불명예를 안고 사시는 분들"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인천 계양을 출마를 선언한 이재명 전 경기지사를 겨냥한 것이다.
안 위원장은 "도민과 시민의 심판을 피해 아무런 연고도 없는 안전한 곳으로 가는 것은 주민에 대한 참담한 배신행위이자 정치에 대한 무책임의 극치"라며 "주민의 이익 대신 자기편 먹여 살리기에 골몰하고 하라는 일은 안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저지른 뒤 도망치는 세력은 심판해야 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분당갑은 제게 제2의 고향이고, 제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안랩이 있는 곳"이라며 "저는 지역이 지닌 인프라와 인재를 활용해 분당의 미래 가치를 더 확장하고 도약시킬 수 있는 최고 적임자"라고 했다.
이로써 두 후보는 두 달 만에 선거전에 다시 등판하게 됐다. 모두 당내 확고한 기반을 다지기 위해 국회의원 출마를 결단한 것으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이 고문과 안 위원장이 차기 당권과 대권을 노린다는 점에서 이번 보궐선거와 광역단체장 선거를 '쌍끌이 승리'로 이끄는 것이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