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둔촌주공 재건축, '공생' 방안 찾아야
[기자수첩] 둔촌주공 재건축, '공생' 방안 찾아야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2.05.08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만2000여가구를 짓는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이 멈춰 섰다. 조합과 시공사업단 갈등은 결국 공사 중단 사태를 불렀고 한 달가량 지난 지금까지 공사 재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사업은 재건축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2020년 맺은 '공사 도급 변경계약'을 두고 평행선을 그리며 사업이 표류 중이다. 조합은 당시 계약이 전 집행부에 의해 적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계약 무효화를 주장한다. 시공사업단은 당시 계약을 토대로 공정률이 50%를 넘어선 만큼 계약내용대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대규모 재건축 사업인 만큼 그 여파도 큰 모습이다. 우선 조합과 시공사업단 갈등에 의한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에게 돌아간다. 조합원들은 입주 시점에 맞춰 인근에서 임대차 계약을 맺고 거주 중일 테다. 공사 중단 장기화로 입주가 미뤄지면 조합원들은 임대차 형태 거주를 그만큼 이어가야 하는 셈이다. 조합원 물량 외 일반 분양을 기다리던 수요자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사 지연에 따른 추가 분담금이 조합원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조합이 대출받은 이주비와 사업비 등에 대한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는 만큼 조합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다.

서울 전체 공급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4만9341가구다. 둔촌주공 단지에서 재건축 조합원분을 뺀 일반 분양 물량은 4786가구로 서울 전체 분양 물량의 9.6%를 차지하는 수치다. 조합원분을 더한 전체 물량은 올해 서울 예정 물량 대비 24.3%에 달한다.

공사 중단으로 당장 일터를 잃은 건설 노동자들의 생계도 문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건설노동조합은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 등에 노동자 고용 대책 마련과 사태 해결을 촉구 중이다.

취재 중 만난 한 부동산 전문가는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 중단 사태에 대해 조합과 시공사업단 측 이해관계로 인해 입장 차가 극명하지만 지역 발전과 조합원 피해 해소 등을 위해 대승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직접적 갈등 주체인 조합과 시공사업단 외에도 재건축 사업과 연관된 조합원과 건설 노동자 등의 '공멸'을 피하고 '공생'을 위한 양보와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 때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