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 0.5%p 전격 인상…"대차대조표 축소도 6월 시작"
美연준, 금리 0.5%p 전격 인상…"대차대조표 축소도 6월 시작"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5.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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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만의 빅스텝 단행…시장 불안에 "자이언트스텝은 안 해" 선그어

40년래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노출돼 있는 미국이 결국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고 양적 긴축 시간표까지 내놨다. 일명 빅스텝이다. 다만 자이언트스텝에는 선을 확실히 그었다. 

미 연방준비제도는 3~4일(현지시간) 양일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진행한 끝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긴축 통화정책의 수단인 대차대조표 축소(양적 긴축)까지 동시에 착수하기로 방침을 천명했다. 

FOMC 정례회의 뒤 성명에서 연준은 “현재 0.25~0.5%인 기준금리를 0.5%p 인상한다”고 밝혔다. 0.5%p 인상은 일명 빅스텝으로 불린다. 앨런 그린스펀이 연준을 이끌던 지난 2000년 5월 이후 22년만의 최대 인상 폭이다. 연준은 통상 기준금리를 0.25%p 올려 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향후 두어 번의 회의에서 50bp(0.5%p, 1bp=0.01%p)의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는 광범위한 인식이 위원회에 존재한다”며 향후 빅스텝 행보를 이어갈 방침을 예고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연합뉴스)

다만 그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0.75%p의 더 큰 폭의 인상, 즉 일명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며 확실히 배제했다. 일부 학자나 관료는 이 같은 큰 폭 인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지만, 반면 증권가에서는 자이언트스텝 단행 가능성을 극히 우려해 왔다. 투자 위축 여파 때문이다. 실제로 파월 의장이 자이언트스텝까지는 단행하지 않는다고 발언하자 뉴욕 증시는 바로 환영 랠리에 들어갔다.

이번에 나온 일련의 정책 기조 발표로 미국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 긴축이 본격화되며, 유동성 파티도 확실히 막을 내리게 됐다. 연준은 2015~2018년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높이다, 2019년 7월부터 금리 하락 조정에 들어갔었다. 코로나19 이후인 2020년 3월부터는 사실상 제로(0) 금리를 유지해 왔다.

특히 연준은 이번에 “8조9000억달러(한화 약 1경원)에 달하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내달부터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내달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및 주택저당증권(MBS) 가운데 475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재투자하지 않고 시장에 방출한다는 뜻이다. 연준은 앞으로 석 달 후에는 이를 950억달러 규모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2017∼2019년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 당시 월 상한선이 최대 500억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양적 긴축은 종전보다 2배에 가까운 속도다.

연준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충격을 줄이기 위해 막대한 양의 국채와 MBS를 매입했으나, 이로 인해 시장에 유동성이 넘치면서 물가를 자극하는 상황이 이어졌다는 반성 하에 이번 카드 사용에 나섰다.

연준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기틀이 튼튼하다는 게 최근 여러 지표에서 확인됐기 때문에 단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최악의 물가 상승만 과제로 남았으므로, 이를 통제하기 위한 고강도 조치에 들어간 것이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