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1분기 실적 '흐림'…삼성·대우만 '맑음'
대형 건설사 1분기 실적 '흐림'…삼성·대우만 '맑음'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5.0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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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회사 실적 악화에 발목 잡힌 '현대·DL'…GS·현산, 원자잿값 상승 여파
삼성, 대형 공사 본격화로 실적↑…대우, 주택 매출 증가로 기대치 상회

주요 건설사들이 1분기 대체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코스피에 상장한 시평 10위권 건설사 중 삼성물산 건설 부문을 제외한 5개 사의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줄었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연결 자회사 실적 악화에 발목 잡혔고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마진 감소 영향을 받았다. 대우건설도 호실적을 기록한 작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주택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거뒀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시공능력평가(이하 시평) 10위권 건설사 중 코스피 상장 6개 사는 올해 1분기 경영 잠정 실적을 최근 발표했다. 

현대건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1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6% 감소했고 GS건설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3.1% 줄어든 1535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5% 감소한 2213억원으로 집계됐다.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7.1%와 42.5% 줄어든 1257억원과 681억원으로 잠정 공시됐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은 코스피 상장 시평 10대 건설사 중 유일하게 1분기 영업이익 증가를 기록했다. 이 회사 영업이익은 대규모 공사 본격화에 따른 실적 호조로 1년 전보다 14.8% 늘어난 1550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각각 연결 실적에 잡히는 자회사 실적 악화 영향을 받았다. 현대건설 자회사 현대엔지니어링은 해외 사업 수익성 악화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약 44% 줄었다. DL이앤씨 자회사 DL건설은 도시정비사업 매출 감소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93.8% 급감했다.

GS건설 실적에서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주택 부문 이윤 감소가 문제였다. 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전반적으로 공사 진행이 더뎌지고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마진이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대우건설은 일회성 이익으로 호실적을 냈던 작년 1분기 기저효과와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마진율 악화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주택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요 건설사들의 주택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영업이익 등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1분기보다 작업 일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보니 건설사들마다 마진이 좋은 주택 매출이 올라오면서 갈수록 좋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봤다.

백광제 교보증권 수석연구원도 "다 같이 매출액이 증가하는 사이클에 있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익률은 크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현대산업개발의 실적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광주광역시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붕괴 사고 단지 전면 재시공에 약 2000억원 추가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