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국내 기업 중 인건비 부담 증가율 최고
카카오, 국내 기업 중 인건비 부담 증가율 최고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05.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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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종 인건비율 증가세 가장 높아
인건비율 상승폭이 큰 기업들.[이미지=CXO연구소]
인건비율 상승폭이 큰 기업들.[이미지=CXO연구소]

국내 대표 IT 업체 ‘카카오’의 매출대비 인건비율이 1년 새 7%p(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국내 IT 기업 중 최고치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해석이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4일 ‘2019년~2021년 3개년 국내 주요 대기업 110곳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주요 11개 제조 및 서비스 관련 업종에 있는 매출 상위 TOP 10에 포함되는 대기업 110곳이다. 매출은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고, 인건비는 각 기업 사업보고서에 기재한 전체 직원 보수 현황을 참고했다. 

조사 결과 주요 110개 대기업의 인건비율은 2019년 7.5%→2020년 7.6%→2021년 7.2% 순으로 나타났다. 2020년 대비 2021년 기준 인건비율은 0.4%P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 같은 원인은 최근 1년 새 인건비 규모가 14.1% 정도 오를 때 매출 덩치는 20.8%나 성장했기 때문이다. 2020년 대비 2021년에 인건비 규모는 60조원대에서 69조원대로 늘었지만 매출은 800조원대에서 977조원대로 더 크게 상승했다.

조사 대상 110개 기업 중 66곳은 2020년 대비 2021년 인건비율이 낮아졌다. 반면 44곳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새 인건비율이 1%P 이상 증가한 곳은 110곳 중 12곳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에선 카카오의 인건비율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 카카오의 인건비율은 24.3%로 전년(16.4%) 대비 7.9%p 상승했다.

카카오와 함께 IT 업종에 있는 업체 중에는 엔씨소프트 3.1%p, 삼성SDS 2.7%p, 네이버 1.8%p, SK텔레콤 1.5%p, 현대오토에버 1.3%p 순이었다. 최근 1년 새 1%p 넘게 인건비율이 오른 12곳 중 절반이 IT업계에서 나왔다. 그만큼 작년 한 해 IT 업체들의 인건비로 인한 경영 고민이 깊어졌다는 의미다.

반면 제약업체 중 한 곳인 ‘동아에스티’는 2020년 대비 2021년 인건비율이 4.1%p 낮아졌다. 동아에스티는 같은 기간 매출이 5865억원에서 5901억원으로 증가한 반면 인건비 규모는 1054억원에서 822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다 보니 인건비율도 18% 수준에서 13.9% 수준으로 낮아졌다. 하지만 인건비는 줄었지만 판매 및 관리비 등은 높아져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도 보다 적었다. 다음으로 대한항공 3%p↓, LX세미콘 2.8%P↓ 등으로 최근 1년 새 인건비율이 많이 하락한 상위 기업군에 포함됐다. 

조사 대상 110개 대기업 중 작년 한 해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5%를 넘어선 곳은 10곳으로 파악됐다. 인건비율 상위 1~2위는 모두 중저가 항공사가 속했다. ‘제주항공’은 작년 한 해 인건비율만 해도 41.2%에 달했다. 매출이 100원이라고 하면 이중 41원 정도가 임직원 인건비로 쓰였다는 얘기다. 전년도 37.2%와 비교하더라도 4%p나 수치가 높아졌다. ‘진에어’도 지난해 인건비율이 37.8%로 40%에 육박했다. 특히 2019년 기준 제주항공(13.2%), 진에어(11.7%) 모두 인건비율이 10%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로 인한 충격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주요 11개 업종 중 작년 기준 IT 업체의 인건비율이 11.8%로 가장 높았다. 이는 2019년(10.2%), 2020년(10.4%) 때보다 인건비 비중이 오른 수치다. 이어 자동차(9%), 식품(8.8%), 기계(8,7%), 전자(8.4%), 건설(5.7%) 순으로 인건비율이 5%를 넘었다. 이와 달리 유통‧상사 업종은 3.6%로 가장 낮았다. 매출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적다는 얘기다. 이외 석유화학(4.7%), 운송(4.4%) 업종도 작년 인건비율이 5% 미만 수준을 보였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국내 IT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매출 외형 성장보다는 인건비 상승 속도가 더 높아 이에 대한 경영 부담감이 커졌다”며 “향후 매출 증가 속도가 더디다고 판단할 경우 경영진은 급여 수준을 작년보다 다소 낮추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일부 인력을 줄이는 카드를 꺼내들 공산도 커졌다”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