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무역수지 27억달러 적자…원자재가 급등, 또 마이너스
4월 무역수지 27억달러 적자…원자재가 급등, 또 마이너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5.0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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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이어 2개월 연속 무역적자…수출액 최고에도 수입액 급등 영향
부산신항만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부산신항만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한국 무역수지는 2022년 4월 적자 흐름을 이어갔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여파다. 지난달 수출액은 역대 4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수입액이 더 가파르게 늘었다. 적자 폭은 전월 대비 확대됐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6% 증가한 576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18.6% 늘어난 60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26억6100만달러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억1500만달러 적자에 이어 2개월 연속 적자다.

무역수지는 올해 들어 1월 47억3400만달러 적자로 출발한 뒤 2월 8억9200만달러로 ‘반짝 흑자’를 냈지만 3월부터 다시 적자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적자 폭은 3월 대비 더욱 커졌다.

수입액은 지난해 6월부터 수출액을 넘어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농산물, 광물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이 컸다. 특히 에너지 수입액이 크게 늘며 전체 수입액 상승을 주도했다. 지난달 원유·가스·석탄 등 3대 에너지 수입액은 전년 동월 대비 77억2000만달러 많은 148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당초 정부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4월 에너지 수입물량이 올해 1∼3월 대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원유가 수요 감소에도 단가가 크게 상승하며 전체 수입액 상승을 이끌었다.

가스와 석탄은 가격 급등에도 수입물량이 줄어 수입액이 전월 대비 각각 26억8000만달러, 1000만달러 감소했다. 다만 원유는 13억2000만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에너지 수입액은 전월 대비 13억6000만달러 감소에 그쳤다.

농산물 수입액도 24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역대 최고를 기록한 지난달 24억5000만달러에 근접한 수입액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심화하고 북미·아르헨티나 지역 가뭄, 중국 주요 도시의 코로나19 봉쇄 조치에 따른 파종 차질 등 여파가 밀, 옥수수 등 가격을 끌어올린 데 따른 결과다.

이외에도 탄소중립에 따른 수요 증가와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력난이 발생한 데 따른 공급 축소로 알루미늄,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이 급등해 수입액이 늘었다. 알루미늄 괴와 구리 광의 지난달 수입액은 각각 전년 동월 대비 26.1%, 53.5% 증가했다.

다만 어려운 대외여건에도 수출액은 역대 4월 중 최대를 기록해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수출액은 기존 최고 실적인 지난해 4월 512억달러를 64억달러 넘어서며 역대 4월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1월 이후 18개월 연속 증가로 역대 3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두 자릿 수 성장은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이다.

또 올해 1∼4월 누적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2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품목별로 △반도체(108억2000만달러) △석유화학(49억8000만달러) △철강(33억7000만달러) △석유제품(49억6000만달러) △컴퓨터(16억7000만달러) △바이오헬스(12억6000만달러) 등이 역대 4월 최고 기록을 경신해 전체 수출액을 이끌었다.

다만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4.8% 감소한 19억4000만달러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여파로 해외 완성차 공장 가동률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선박도 16.6% 감소한 10억2000만달러에 그쳤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도시 봉쇄 등 글로벌 불안정성 증대에도 우리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율을 계속 이어갔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중국 도시봉쇄, 일부 국가 수출통제 등이 우리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피며 경제안보 핵심품목을 중심으로 가격과 수급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