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린이상담소] 집값에 거품 얼마나 꼈나?…"전세가율 보세요"
[부린이상담소] 집값에 거품 얼마나 꼈나?…"전세가율 보세요"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4.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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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가치-현재 가치' 차이 통해 합리적 가격 수준 판단
(이미지 편집=신아일보)
(이미지 편집=신아일보)

금융과 세금, 복잡한 정책이 맞물려 돌아가는 부동산은 높은 관심에 비해 접근이 쉽지 않은 분야입니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은 물론 많은 임대인과 임차인에게 부동산은 가깝고도 먼 대상입니다. 그래서 신아일보가 기본적인 부동산 용어부터 정책, 최근 이슈까지 알기 쉽게 설명하는 '부린이상담소'를 열었습니다. 알쏭달쏭 부동산 관련 궁금증, 부린이상담소가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주>

최근 부동산 관련 기사를 보면 '전세가율'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옵니다. 지난 5년간 전세가율이 떨어지면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는 내용인데요. 이번에는 이 전세가율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전세가율은 부동산 매매가에서 전셋값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합니다. 즉 전셋값이 매매가의 몇 %를 차지하느냐를 의미하는데요. 전세가율은 매매가에 거품이 꼈는지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해당 주택에 사는 실수요자들이 형성한 전셋값은 현재 가치를 나타내고 매매가는 미래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인데요.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 전인 지난 2017년 4월 73.0%에서 5년 후인 올해 4월 54.6%로 떨어졌습니다. 실제 이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62.3% 증가한 반면 전셋값은 30.6% 뛰며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작았습니다. 즉 미래가치가 현재가치보다 더 큰 폭으로 뛰면서 갭이 5년 전보다 더 벌어지게 된 거죠.

전세가율이 떨어지면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진다는 것에 대해서는 갭투자 상황을 가정하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갭투자란 주택 구매 자금의 일부를 임차인이 내는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집값에서 세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전세금을 뺀 가격에 매매하는 방식으로 집값을 다 주지 않고 살 수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거래가 가능한 방식입니다. 시가 8억원짜리 집에 전세 보증금 5억원이 걸려있을 경우 차액인 3억원으로 매매거래를 하는 거죠. 

따라서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갭투자를 통한 매매 시 차액이 줄기 때문에 보다 적은 금액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전세가율이 낮은 경우에는 매매가와 전셋값 차액이 커지면서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되겠죠. 

다만 갭투자는 명칭 자체에 '투자'라는 단어가 들어간 만큼 갭투자를 하기 좋은 여건이 되면 투자 수요 유입도 늘게 되고 이에 따라 집값 상승을 불러오는 요인이 됩니다. 

전세가율이 100%를 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즉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비싸지는 건데요. 이 경우 미래가치가 현재가치보다 떨어질 것이라는 의미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전세'가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