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 곁에 온 초세계, 메타유니버스
[기고] 우리 곁에 온 초세계, 메타유니버스
  • 신아일보
  • 승인 2022.04.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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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 한국푸드테크협회 회장
 

현실세계가 점점 더 어렵고 힘들어지는 사이, 현실과 유사하지만 근사하고 완벽한 초세계, 메타버스는 점점 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초세계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틀을 깨뜨려줄 것이다.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게 되고 지리적 위치가 중요하지 않아질 전망이다.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것을 즉시 보고 느낄 수 있는 시대에 초세계는 인간관계나 만남, 일을 하는 방식, 사회활동 등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을 것이다.

우리는 인공지능과 IT기술을 통해 점점 더 일상의 지루한 요소를 자동화하려 한다. 마트에 가서 가정용 일상용품을 구매하는 일, 음식을 만드는 일, 청소하는 일 등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디지털 트윈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함으로써 결과를 미리 예측하는 기술이다. 디지털 트윈은 제조업뿐 아니라 다양한 경제·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물리적 세계를 최적화하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디지털 객체로서 현실세계를 그대로 반영하여 가상공간을 만든다는 점에서 메타버스와 같다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진짜일까? 우리는 SNS에 사진을 올릴 때 좀 더 잘 나온 연출 샷을 올린다. SNS 속 우리의 모습은 실제 우리의 모습과 다르다. 어쩌면 우리는 진짜 현실보다 가짜의 현실을 진정으로 원하는지도 모른다. 진짜를 넘어서는 가짜는 우리에게 새로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사회 안에는 공적인 ‘나’와 사적인 ‘나’가 공존한다. 인간은 사회적으로 참여하고 인정받고 싶은 ‘나’와 개인 공간에서의 은밀하고 사적인 ‘나’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어느 한쪽이라도 부족하면 결핍을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해 인간이 사회적으로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이 2개의 ‘나’ 사이에 균형이 성립되어야 한다. 인간은 지금까지 상호성의 원칙을 충실히 따랐다. 자신의 본능을 감추고 사회 안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혼자가 아니고 공동체에 속해 있다는 안도감을 얻었던 것이다.

그러나 ‘초세계’는 사회공동체가 곧 나 자신이었던 시대에서 나 자신이 곧 세상인 시대로의 진화를 의미한다. 조직 속에 나를 적당히 숨기던 시대에서 나의 진짜 모습을 세상에 드러내 놓은 시대, 바로 이것이 우리가 지금 접하고 있는 메타버스의 본질이다.

유재석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 〈놀면뭐하니?〉의 ‘부캐’ 개념이 지닌 ‘멀티 페르소나’ 특성은 MZ세대와 잘 맞는다. MZ세대들은 아바타라는 부캐로 온라인 공간에서 활동하는 것에 거부감이 덜하다. 기존 세대는 현실과 가상세계의 자아가 분리되는 것을 싫어하지만, MZ세대는 부캐가 자신과 똑같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부캐로 활동하는 것에 익숙하다.

영화와 드라마에 자주 나오는 평행세계는 같은 시간에 공존하는 다른 세계를 뜻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가 아닌 평행선상에 위치한 다른 세계다. 디지털트윈이나 메타버스는 일종의 평행세계다. 두 세계 모두 현실세계를 기반으로 하지만 우리가 만든 부캐처럼 다른 세계를 만든다.

정치·사회·경제 문제로 현실세계는 점점 더 어렵고 힘들어지는 사이, 현실과 유사하지만 더 근사하고 완벽한 메타버스의 초세계는 점점 더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안병익 한국푸드테크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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