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난 아워홈 장남, 임시 주총 소집…'남매의 난' 재점화
밀려난 아워홈 장남, 임시 주총 소집…'남매의 난' 재점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4.2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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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구본성 전 부회장, 장녀 구미현과 동반 지분 매각
"새 이사 48명 선임"…장남·장녀 동맹에 구지은 체제 '위태'
아워홈 오너가 삼녀인 구지은 부회장(좌)과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우). [사진=아워홈, 연합뉴스]
아워홈 오너가 삼녀인 구지은 부회장(좌)과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우). [사진=아워홈, 연합뉴스]

범(凡)LG 계열의 종합식품기업 아워홈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워홈 최대 주주이자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새 이사 48명을 선임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앞서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미현 주주와의 합산 보유 지분 동반 매각에 대한 회사 측 협조를 얻지 못해 합리적인 매각 과정을 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구 전 부회장의 이 같은 움직임은 현재 아워홈을 경영하고 있는 구지은 부회장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아워홈은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 38.56%로 최대 주주다. 이어 장녀 구미현 20.06%(자녀 보유분 포함), 차녀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 19.6%, 삼녀이자 아워홈을 경영 중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갖고 있다. 

2000년 당시 LG유통에서 분리·설립된 아워홈은 창립자인 구자학 회장과 막내 구지은 부회장 경영체제였다. 그러다가 2015년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막내를 밀어내고 경영권을 쥐면서 다툼의 시작이 됐다. 

하지만 구 전 부회장이 2020년 9월 보복운전 혐의로 검찰에 기소당하고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이후 지난해 6월 세 자매 연대에 구본성 전 부회장은 경영권을 뺏겨 해임됐고, 구지은 부회장이 경영에 다시 복귀했다. 

구 전 부회장은 올 2월 아워홈을 떠나면서 지분 매각을 공표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아워홈의 구지은 체제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구지은 부회장은 취임 반 년 만에 적자경영에서 벗어나 리더십을 인정받았고,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디지털 헬스케어·케어푸드 등 신사업 발굴과 외연 확장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구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는 최근 장녀 구미현을 설득해 지분 합산 약 58%를 동반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장남과 장녀의 동맹으로 구지은 체제가 순식간에 위태로워진 것이다. 

라데팡스는 내달 중 예비입찰, 7월까지 최종 낙찰자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아워홈은 사전에 장남-장녀 지분의 동반 매각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 전 부회장 측이 새로 선임할 이사진 명단에는 본인과 장녀 구미현 씨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이에 대해 지분 매각을 완료할 때까지 이사진으로 남지만 경영복귀를 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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