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하나·KB·신한 계열 증권사 순익 '뒷걸음'…2Q '안갯속'
NH·하나·KB·신한 계열 증권사 순익 '뒷걸음'…2Q '안갯속'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4.25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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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 거래대금 '뚝'…IPO 대어 출격 대기 불구 금리 인상 발목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은행계열 증권사는 지난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기저효과로 분석하지만 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거래대금이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창용 신임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대출 억제 의지를 밝히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들 증권사를 포함한 국내 증권사의 2분기 실적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오는 5월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어급 기업공개(IPO)가 예정되면서 반등의 여지는 남았지만 담보할 수 없는 형국이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3% 감소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지정학적 이슈와 금리 인상 등에 따른 국내외 투자환경 악화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투자증권(1193억원, -12.7%) △KB증권(1159억원, -47.9%) △신한금융투자(1045억원, -37.8%)의 순이익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이 같은 실적은 지난해 기저효과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제로에 가까운 금리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 IPO 시장 활황으로 역대급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악화도 수수료 수익을 감소시키면서 순이익을 줄였다. 실제 1분기 국내 증시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77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7% 감소했다.

여기에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운용 손실 확대도 작용했다. 연초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86%에서 1분기 말 2.66%로 0.8%포인트(p) 올랐다. 통상적으로 채권은 원금, 이자가 보장돼 만기까지 현금흐름이 정해져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 가격은 하락해 평가 손실이 따른다.

금융투자 전문가들은 1분기 실적 악화는 예상했다는 분위기다.

강승건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 운용환경이 악화됐고 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에 1분기 실적 부진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가계대출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금리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창용 신임 한은 총재는 “금융 안정 측면에서 우리 경제의 잠재 리스크인 가계부채를 연착륙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금리 시그널을 통해 완화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분기 IPO를 앞둔 SK쉴더스, 원스토어 등 대어를 통한 거래대금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하락으로 증권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요건을 확인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서 “증시 유동성이 풍부하다고 하지만 거래대금이 늘지 않는 이상 본격적인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기에는 요원하다”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