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로 몰리고 지각하고… 지하철 2‧3‧5호선 전장연 시위에 ‘출근길 대란’
버스로 몰리고 지각하고… 지하철 2‧3‧5호선 전장연 시위에 ‘출근길 대란’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4.21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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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2일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지하철 시위로 출근길에 오른 시민들이 발목이 잡히면서 지각을 하거나 버스로 몰려 일부 버스 노선도 혼잡이 빚어졌다.

2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이날 오전 7시25분부터 지하철 2호선 시청역, 3호선 경복궁역, 5호선 광화문역에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진행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위를 잠정 중단하고 기다렸지만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이동권 대책이 미흡하다게 주된 이유다.

전장연은 △내년 장애인 탈(脫)시설 자립 지원 시범예산 807억원 편성 △활동 지원 예산 1조2000억원 증액 △평생교육시설 예산 134억원 편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경석 대표는 경복궁역 승강장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수위 브리핑은 그 이전에 20년간 양당 정권이 집권했을 때 앵무새처럼 반복하는 이야기에 불과했다”며 “만약 추경호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장애인권리예산에 대한 입장발표를 한다고 약속한다면 그 약속을 믿고 입장발표의 날까지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추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그 약속도 하지 않는다면 부득이 답변을 받을 때까지 지속해서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매일 경복궁역에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지속적인 시위를 예고했다.

앞서 전장연 측은 인수위가 내놓은 브리핑에 대해 “이동권 분야에선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도입 관련 명확한 계획이 제시되지 않았고 마을버스 및 시외 저상버스 관련 언급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장애인 콜택시 광역이동 보장 등을 위한 운영비 지원에 대한 국비 지원 근거 마련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기준 마련 등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미처 시위 소식을 접하지 못하고 출근길에 오른 사람들은 시위에 발이 묶여 당황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지하철 운행이 재개되기를 기다리다 버스로 옮겨 타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속출했다.

이로 인해 일부 버스구간 역시 혼잡이 빚어졌다. 택시 이용자들 역시 “도로가 밀려 지각은 피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전장연의 시위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은 엇갈렸다. 직장인 A씨는 “그래도 할 말이 있어 나온 분들이니 너그럽게 이해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시위로 30분이나 늦게 회사에 도착한 직장인 B씨는 “시위로 죄없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는게 타당한가”라며 “다른 사람의 권리를 빼앗지 않고 시위를 진행해야 사람들도 목소리를 들어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