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도 보험업계 예정이율 '요지부동'
금리 인상기에도 보험업계 예정이율 '요지부동'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4.17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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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K-ICS 도입 고려…사실상 방치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저금리를 핑계로 보험료를 올린 대형 보험사들이 금리 인상기에는 보험료 인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주요 생명보험사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 상품의 예정이율을 당분간 동결할 방침이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과 환급금을 지급할 때 적용하는 이율로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된다.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 투자 등 자산 운용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예정 수익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저렴해지지만, 예정 수익률이 낮으면 보험료가 비싸진다.

고액 보험료를 장기간 납입해야 하는 종신보험 등 보장성 생명보험의 경우 예정이율이 0.25%포인트(p) 내려가면 보험료는 평균 5~10%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저금리를 이유로 생보사 대부분이 1~2차례 예정이율을 내려 보험료를 올렸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은 지난해 초에도 예정이율을 인하했다. 그 결과 대형 생명보험 3사의 주력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이 2%로 떨어졌다.

다만 지난해 8월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금리 상승기에 본격 접어들었지만 생명보험사 대부분은 현재로선 예정이율을 올릴 계획이 없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예정이율을 올린 생명보험사는 연초 NH농협생명과 이달 흥국생명 정도다. NH농협생명은 연초 종신보험군의 예정이율을 연초 2.0%에서 2.25%로 올렸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내년에 도입되는 새 자본규제 신(新)지급여력제도(K-ICS)를 이유로 보험업계의 예정이율 정책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보험업계가 실적 개선을 성과급 '잔치'와 배당에 돌리면서 자본 확충을 이유로 소비자의 보험료 부담을 높게 유지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들도 금융당국의 분위기를 알기 때문에 당분간은 금리가 계속 올라도 보험료 인하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