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전기차 퍼스트 무버 전략' 세계무대 통했다
현대차 정의선, '전기차 퍼스트 무버 전략' 세계무대 통했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4.1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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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카 어워즈 '세계 올해의 차' 선정…3개 부문 수상
정 회장 전략적 판단 주효…2030년 점유율 12% 목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전기차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이 세계 무대에서 통했다.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가 세계적 최고 권위 상을 휩쓸며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아이오닉5’가 13일(현지시간) ‘2022 월드카 어워즈(2022 World Car Awards)’에서 자동차에 시상하는 6개 부문 중 3개 부문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아이오닉5, 세계 올해의 자동차·전기차·디자인상 석권

아이오닉5가 수상한 3개 부문은 ‘세계 올해의 차(World Car of the Year)’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World Electric Vehicle of the Year)’,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World Car Design of the Year)’이다.

세계 올해의 차 전체 후보 차종은 모두 27개 모델이었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최종 후보에 오른 기아 ‘EV6’, 포드 ‘머스탱 마하-E’와 경합 끝에 심사위원단의 최종 선택을 받았다.

아이오닉5는 고성능 전기차 ‘아우디 e-트론 GT’와 프리미엄 전기차 ‘벤츠 EQS’를 누르고 ‘세계 올해의 전기차’로, 기아 EV6와 아우디 e-트론 GT 2개 차종과 경합을 벌여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에 선정됐다.

월드카 어워즈 심사위원단은 아이오닉5에 대해 “복고풍이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유연한 실내공간의 적절한 조화를 앞세워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며 현대차의 완벽한 주력 모델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세계 올해의 전기차’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며 환호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세계 올해의 전기차’ 트로피를 전달받은 뒤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며 환호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지난 2월에는 기아 EV6가 ‘2022 유럽 올해의 차(Europe Car of the Year)’를 수상했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은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 등 글로벌 3대 올해의 차 중 2개를 석권했다. ‘세계 올해의 차’와 ‘유럽 올해의 차’는 ‘북미 올해의 차(The North American Car, Truck and Utility Vehicle of the Year)’와 함께 최고 권위 상으로 평가된다.

◇정의선 ‘전기차 퍼스트 무버’ 전략 주효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성과는 정 회장의 강력한 의지와 전략적 판단이 세계 시장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정 회장은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며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그룹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또 정 회장은 “전기차를 기회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선점한다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인력과 조직의 변화도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이 같은 의지는 현대차그룹 첫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성공적 개발로 이어졌다. 정 회장은 전용 플랫폼 개발 여부를 놓고 내부 의견이 엇갈렸을 당시 개발하기로 결단했으며 주요 개발 단계마다 직접 점검했다. 특히 정 회장은 기존 전기차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혁신 기술을 E-GMP에 기본 탑재하는 등 타 업체들이 시도하지 않은 신기술 적용을 적극 주문했다. 이는 현대차그룹만의 차별화된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정 회장의 신념이 밑바탕됐다.

‘2022 월드카 어워즈(2022 World Car Awards)’에서 ‘세계 올해의 차’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를 수상한 ‘아이오닉5’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2022 월드카 어워즈(2022 World Car Awards)’에서 ‘세계 올해의 차’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를 수상한 ‘아이오닉5’ 이미지. [이미지=현대자동차그룹]

정 회장은 “일정이 다소 늦어지고 비용이 증가하더라도 디자인, 공간, 편의사양, 전비, 파워트레인 등 모든 측면에서 기대를 뛰어 넘는 기술과 품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전용 전기차의 과감한 디자인도 핵심 요소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기아 EV6 개발 초기에는 일부 보수적 성향의 해외 소비자 반응을 고려해 해당 권역본부에서 디자인 수정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EV6의 미래지향적 디자인에 힘을 실었다. EV6는 출시 이후 ‘2021 미국 굿 디자인 어워드 운송디자인 부문’과 ‘2022 독일 레드닷 어워드 최우수상’ 등 글로벌 주요 디자인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더불어 정 회장은 전기차의 친환경성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친환경성을 강화하기 위해 차량 개발 단계부터 탄소, 오염물질 감축을 우선 고려하고 있다. 또 전기차 배터리 리사이클 프로세스 구축 등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전기차 판매 증가세…2030년 307만대 판매 목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는 글로벌 시장 평가에 힘입어 증가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전기차 25만2719대를 판매해 전 세계 전기차 판매 ‘톱5’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는 7만6801대로 전년 동기 4만4460대 대비 73% 증가했다. 국내에서 2만2768대 판매돼 155%, 해외에서 5만4033대 판매돼 52% 각각 늘었다.

특히 유럽에서 성장세가 돋보였다. 유럽 전기차 전문 웹사이트 ‘EU-EV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14개국에서 현대차그룹은 테슬라를 제치고 폴스크바겐과 스탤란티스에 이어 판매순위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 총 307만대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오는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EV 라인업을 갖춰 18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현대차는 올해 ‘아이오닉6’를, 오는 2024년에는 ‘아이오닉7’를 출시한다. 기아는 오는 2027년까지 14종의 전기차를 출시해 2030년에는 120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방침이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를 선보인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성능도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용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한다.

‘eM’ 플랫폼은 배터리, 모터 등 전기차 핵심 부품을 표준화 및 모듈화하는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개발 체계를 적용한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유연한 구조로 개발돼 배달·배송과 카헤일링(Car Hailing, 차량호출) 등 B2B(기업 간 거래) 수요에 대응하는 역할을 맡는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상품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오는 2025년 ‘올 커넥티드 카(All-Connected Car)’ 구현한다. 이를 위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표준화, 제어기 무선 업데이트(OTA) 업데이트 기능의 확대 적용을 추진한다. 현재보다 한층 표준화된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도입과 통합제어기 적용으로 개발 복잡성을 낮춰 보다 효과적으로 제어기를 개발할 수 있는 체제도 구축한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차량에 적용되는 제어기 수를 현재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