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만에 최대' 역대급 정제마진…정유업계 '표정관리'
'22년만에 최대' 역대급 정제마진…정유업계 '표정관리'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4.0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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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월만에 8.25달러 급등…4월 첫주 배럴당 13.95달러 기록
SK·GS·S-OIL·현대, 1분기 실적개선…리스크 장기화시엔 위축
잔사유 고도화 시설 전경. [사진=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 시설 전경. [사진=에쓰오일]

정유사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상승에 힘입어 1분기 대규모 실적 호조를 기대하는 한편 급변하는 시장 변동성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4월 첫째주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3.95달러를 기록했다. 배럴당 5.7달러였던 3월 첫째 주 대비 한 달만에 8.25달러 급등했다. 이는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 등 비용을 제외한 가격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지표다. 정유업계는 통상적으로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계는 실질적인 수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국제유가도 덩달아 치솟았기 때문이다. 정유사는 원유를 매입한 후 정제 과정을 거쳐 2∼3개월 후 판매한다. 정유사로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원유를 구매해 보유하면서 가치가 오르면 재고평가이익을 얻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정유사 실적 전망도 밝아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S-OIL)·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는 올 1분기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의 1분기 영업이익은 7546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50%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에쓰오일은 올 1분기 영업이익 9874억원으로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6292억원과 비교해 57% 급등한 수치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영업이익이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정유사들은 이같은 실적 개선을 기대하면서도 널뛰는 국제유가 변동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지난 1월 평균 정제마진은 5.95달러, 2월은 7.3달러 수준이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1분기에는 정제마진이 워낙 좋아 정유사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할 전망"이라며 "하지만 이 같이 불안정한 시장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석유제품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마냥 기뻐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