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남은 지방선거… 식지않는 이재명 역할론
두 달 남은 지방선거… 식지않는 이재명 역할론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3.3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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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선도 지면?… 리스크에 '운신 폭' 좁다
경기지사 승리→ 오는 8월 전대 출마 유력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실무진 및 당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실무진 및 당 관계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이재명 전 대선후보의 정계 복귀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오는 6월 지방선거(지선)를 앞두고 이 전 후보가 선거 유세는 물론 일각에서는 후보 출마설마저 제기한다.

이 전 후보는 제20대 대선에서 석패한 뒤로 현재까지 별다른 공식 일정 없이 잠행 중이다. 대선 이후 지난 16일 낙선인사 중 숨진 당원을 조문한 게 그의 유일한 외부 활동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이 전 후보가 당의 요구에 '선거'로 자신의 정계 복귀를 알릴지 관심이 모인다.

이 전 후보 역시 비록 대선에 패배했지만 자신의 정치 여정은 지속될 것임을 꾸준히 알려왔다. 그는 대선 과정 중에도 "나는 정치를 끝내기는 아직 젊다"며 정치 지속 의사를 밝혔고, 본 경선 이튿날인 지난 10일 민주당 상임고문직을 받아들이며 기민하게 움직였다. 

다만 이번 지선에서는 아직 이 전 후보의 운신 폭이 넓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31일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지선에서는 이 전 후보가 지원 유세나 당 선거대책위원회 고문 정도는 맡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 선거대책위원장 정도의 무게는 아니다.

엄 소장은 "이번 선거에서도 지면 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 전 후보로서는) 전면에 나서는 건 위험이 있다"며 "본인에게 상징성 있는 지역인 경기 지역 지원 유세 등 제한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봤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전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전 후보의) 지원유세에 대해서는 당연히 하시리라고 생각하고 있고, 또 (후보도) 그런 의사를 갖고 계신 걸로 알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이를 테면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후보로서 출진하는 문제를 거론하기엔 시기가 이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당에서도 '이재명의 민주당'이 신속하게 만들어지는 모습이다.

김두관 의원은 당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구성을 두고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 '이재명 비대위' 체제를 꾸려야 한다고 공식 요청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이 전 후보의 경기지사 이력, '득표차 0.73%p'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표 등을 들며 지선에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근 신임 원내대표 역시 대표적 '이재명계'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박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낙연계' 박광온, '정세균계' 이원욱·안규백 의원 등이 출마해 일종의 계파 대리전이라고 평가 받았다. 이 가운데 박 원내대표의 당선은 사실상 '이재명계'가 민주당 주류로 우뚝 섰음을 알리는 신호탄인 셈이다.

이 전 후보의 적절한 정계 복귀 시점 역시 '당'과 연관 있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이 전 후보로서는 당권을 다지는 게 급선무다. 이에 '8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다만 '명분'을 위해 오는 지선에서 경기 지역에 민주당 승기를 꽂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붙는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