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유럽원정서 ‘허心’ 잡나?
이동국, 유럽원정서 ‘허心’ 잡나?
  • 김종학기자
  • 승인 2009.11.12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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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 불참 따라 선발 출전가능… 설기현·염기훈 도 점검
‘라이언 킹’이동국이 이번 축구대표팀의 유럽 원정에서 ‘K-리그 득점왕’의 자존심을 살려낼 수 있을까?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1일 박주영(24. AS모나코)의 유럽원정 불참을 공식 발표했다.

당초 리그 경기 도중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박주영이었지만, 허정무 감독(54)은 “우선 소집 후 선수의 상태를 파악한 뒤 경기 출전 여부를 결정짓겠다”는 의견을 밝혀 대표팀 합류가 예상됐다.

그러나 박주영의 대표팀 합류는 구단의 요청으로 끝내 불발됐고, 한국은 이근호(24. 이와타)와 이동국(30. 전북), 설기현(30. 풀럼), 염기훈(26. 울산) 등 나머지 공격수로 덴마크, 세르비아와의 친선경기 2연전을 치르게 됐다.

박주영의 대표팀 합류 불발은 선수 개인이나 대표팀이나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다.

허정무 감독 취임 후 첫 유럽원정이었다는 점에서 제 기량을 시험할 수 있는 좋은 무대였기 때문이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경기에 나서야 하는 허정무호는 붙박이 공격수였던 박주영의 불참으로 그 동안 기회를 잡지 못했던 이동국과 설기현, 염기훈에게 기회를 부여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 가운데서도 최전방 공격수보다 측면 공격수에 가까운 설기현과 염기훈에 비해 올 시즌 K-리그에서 20골을 넣으며 화려하게 비상에 성공한 ‘전형적인 스트라이커’ 이동국의 활약 여부에 더욱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동안 익숙했던 ‘주영-근호 투톱’ 전술에서 벗어나 이동국 등 기회를 얻지 못했던 선수들을 이용해 다양한 조합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박주영의 불참은 대표팀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국은 올 시즌 K-리그에서의 맹활약을 발판삼아 2년 여 만인 지난 8월 대표팀에 복귀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동국은 함께 뛴 후배들에게서 자신들이 경기하기 쉽도록 도움을 받았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이 전부였다.

박주영-이근호 콤비가 워낙 굳건한 투톱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대표팀에는 이동국이 비집고 들어설 틈조차 보이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박주영의 부상으로 분명한 공백이 생겼고 이를 차지하기 위한 이동국의 분명한 노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두 번이나 유럽무대를 경험해 잔디 적응과 컨디션 조절 등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유럽원정에 나서는 이동국에게 모아지는 기대감은 적지 않다.

이동국은 출국에 앞서 “월드컵 개막 마지막 경기까지 경쟁은 계속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불태우기도 했다.

지금의 이동국에게는 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분명한 가시적인 성과가 필요하다.

자신의 의지만큼이나 확실한 한 방을 보여줄 시간이 돌아온 것이다.

이번 유럽원정은 현지의 혹독한 날씨만큼 이동국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대표팀 생존을 위한 중요한 시기가 됐다.

허정무 감독도 “이동국에게 분명히 기회는 있을 것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 되더라도 기회를 적절하게 잡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한편, 한국은 15일 오전 4시(한국시간) 덴마크 에스비에르의 블루워터 스타디움에서 덴마크와 경기를 한 뒤 런던으로 이동해 18일 밤 11시30분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세르비아와 격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