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종시 놓고 鄭 총리에‘쓴소리'
한, 세종시 놓고 鄭 총리에‘쓴소리'
  • 유승지기자
  • 승인 2009.11.11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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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펼땐 절제된 언행·예의 필요”
안상수“국민 동의할 수 있는 안 신속히 마련해야”
송광호“국무위원들이 말할 땐 정무적 판단 중요”

정운찬 국무총리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11일 고위당정협의회에서 한나라당은 '세종시 수정안'과 관련, 정 총리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이날 오전 7시 30분 서울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제8차 고위당정협의회'에서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세종시는 국가 중대사이기 때문에 소신에 따라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지만 자신의 주장을 펼 때는 절제된 언행과 예의를 지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송광호 한나라당 최고위원도"국무위원들이 말할 때는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

말을 할 때 한나라당에 어느 정도의 부담을 주느냐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정운찬 총리는'제8차 고위당정협의회' 모두발언을 통해 "1월말까지 세종시 수정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가능하면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생각하겠다"며 "제 명예를 걸고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공심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정길 대통령실장도 "정운찬 국무총리도 잘 말했고 대통령도 추진방침에 대해 원칙적인 이야기를 했다"며 "청와대도 이런 (세종시 수정안 마련) 방침을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정부가 세종시 관련 입장을 밝혔으니 당과 국회의 입장에서 세종시 문제를 말하겠다"고 말한 후 "세종시는 국가 중대사이기 때문에 소신에 따라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지만 자신의 주장을 펼 때는 절제된 언행과 예의를 지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원내대표는 또 "연일 세종시 문제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이 동의할 수 있고 충청도민이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신속히 마련해 올해 내로 모든 논란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친박계인 충청 출신의 송광호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공개적으로 한 마디 하겠다"며 작심한 듯 정운찬 국무총리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송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이 한 두 사람의 소신과 정치철학 때문에 한꺼번에 함몰될 수는 없다"며 "국무위원들이 말할 때는 정무적 판단이 중요하다.

말을 할 때 한나라당에 어느 정도의 부담을 주느냐도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무위원들은 1년 반 내지 2년 정도가 되면 직을 그만두지만 우리는 내년 6월에 지방선거를 치러야 할 중차대한 임무를 갖고 각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있고 그 여세를 몰아 총선, 대선에서 이겨 정권이 좌파계열에 넘어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세종시 문제는 중요하면서 시급한 국정현안"이라며 "정운찬 국무총리가 지난주 대안을 발표하겠다고 했고, 대통령도 대안의 기준을 제시했는데 국론분열이나 갈등으로 치닫기 전에 대안과 해법을 논의할 수 있게 돼 기쁘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정부는 한나라당에 정기국회에서 정부제출 법안과 예산안이 제때 처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 총리는 모두발언 중 참석한 당 지도부의 이름을 모두 언급하며 "당·정·청이 긴밀히 상의하고 협력하는 자리가 되길 바라며 총리로서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제 본격적인 법안 및 예산심의에 들어갈텐데 내년 예산과 핵심 법안은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논의돼야 할 사안인 만큼 저를 비롯한 장관들이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가 상의하겠다"며 "당에서도 지금까지 도와준 것처럼 아낌없는 지원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정정길 대통령실장도 "국회에 4대강 살리기를 포함해 중요한 친서민중도실용 정책을 뒷받침하는 안건이 상정돼 있다"며 "당에 있는 여러분께서 지혜와 힘을 모아 법안과 예산안 통과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이에 대해 "오늘은 정 총리 취임 후 첫 고위당정협회의이면서 중요한 회의"라며 "당정이 사후적이고 형식적인 회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 회의될 수 있도록 총리와 당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