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 제조기업 70%, 배럴당 150달러 넘으면 '적자전환'
'유가 급등' 제조기업 70%, 배럴당 150달러 넘으면 '적자전환'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3.2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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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1곳 이미 적자 돌아서…원유 관세 인하 요구 가장 많아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 ‘적자 전환 유가’(왼쪽)와 ‘공장 가동 중단 유가’ 응답 표.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 ‘적자 전환 유가’(왼쪽)와 ‘공장 가동 중단 유가’ 응답 표.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7곳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이상 되면 적자 전환할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수입 원유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현재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 이미 10곳 중 1곳은 적자로 돌아서게 됐다.

27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70.1%는 유가가 150달러 이상 되면 적자로 전환된다고 답했다.

적자로 전환하는 평균 유가는 142달러였다. 150달러가 되면 적자 전환한다는 기업(28.5%)이 가장 많았다. 현재 수준인 100달러에서 적자 전환된다는 기업도 13.2%에 달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두바이유는 111.93달러를 기록했다. 이미 기업 10곳 중 1곳은 유가 상승으로 적자 전환하게 됐다.

특히 유가가 200달러 이상이 될 경우 모든 응답 기업들이 공장 가동 중단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공장 가동 중단을 고려할 수 있는 유가는 평균 184달러다.

‘유가 상승이 기업 경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응답한 기업은 80.1%였다. 구체적으로 매우 부정적이라고 답한 기업은 16.5%, 다소 부정적으로 응답한 곳은 63.6%였다. 긍정적이라고 답한 기업은 없었다.

유가 상승이 언제까지 지속할 지에 대해선 6개월 이내(84.8%)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3개월 이내(38.4%), 1년 이내(13.0%), 1개월 이내(6.2%) 등 순이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변화’(왼쪽)와 ‘유가 상승에 따른 투자 계획 변화’ 응답 표.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1000대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국제유가 급등이 기업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 ‘유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변화’(왼쪽)와 ‘유가 상승에 따른 투자 계획 변화’ 응답 표.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영업이익)이 악화한다는 기업은 76.2%에 달했다. 영업이익은 평균 5.2%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이 5∼0% 감소하는 기업이 38.4%, 10∼5% 감소가 21.2% 차지했다.

유가 상승으로 기존 투자 계획을 축소하려는 기업은 76.2%로 조사됐다. 축소 규모는 평균 2.7% 수준이었다. 응답 기업의 64.3%는 5% 이내 범위에서 투자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다만 5% 이내로 투자를 확대한다는 기업도 21.8%를 차지했다.

응답 기업들은 유가 상승 대응책으로 에너지 외 원가절감(32.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제품 가격 인상(24.3%), 전기 등 대체 에너지 사용 확대(11.2%), 신규 투자 등 생산성 향상(10.7%) 등 순이었다.

정부 지원 정책으로는 원유 관세 인하(37.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또 해외자원개발 지원 등 안정적 에너지 수급처 확보(25.6%), 정부의 원유 비축물량 방출(14.1%), 4월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액화천연가스(LNG) 할당 관세 인하 연장(13.3%) 등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최근의 유가 상승이 장기화되거나 유가가 150달러 이상으로 급등할 경우 큰 피해가 우려된다”며 “정부에서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원유·LNG 등의 관세를 인하하고 안정적으로 에너지 확보를 위해 노력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3월 넷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리터(ℓ)당 2001.93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주 대비 7.54원 오른 가격이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