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혁신' 신동빈의 롯데제과 단숨에 '톱2'…식품업계 '지각변동'
'1등·혁신' 신동빈의 롯데제과 단숨에 '톱2'…식품업계 '지각변동'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3.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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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롯데푸드 흡수 완료, 연매출 3조7000억 메가 식품기업 도약
빙과 1위 재탈환 이어 종합식품기업 탈바꿈…글로벌 공략 가속화
신동빈 롯데 회장과 롯데제과 사옥. [사진=각 사, 편집=고아라 기자]
신동빈 롯데 회장과 롯데제과 사옥. [사진=각 사, 편집=고아라 기자]

롯데 식품사업의 주력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깜짝’ 합병을 발표하면서 단숨에 식품 상장사 ‘톱(Top)2’에 올랐다. 이번 합병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1등 롯데’를 위한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국내 식품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오는 5월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1일 합병을 완료한다. 양사는 앞서 23일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고 발표했다. 롯데제과가 존속 법인으로 남고 롯데푸드를 흡수 합병하는 방식이다. 

롯데제과는 “양사 인프라를 통해 개인 맞춤화·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식음료사업 환경에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식품사로 도약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롯데푸드 합병으로 단기적으로는 국내 빙과시장 1위 재탈환을 노린다. 또한 중장기적으로는 식품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신사업 추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메가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신동빈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 가져야"  

건과·빙과 중심의 사업을 영위했던 롯데제과는 유지·가정간편식(HMR)·육가공 등을 주력으로 하는 롯데푸드를 흡수 합병하면서 초대형 종합식품기업으로 탈바꿈한다. 무엇보다 이번 합병으로 국내 식품 상장사들 중 CJ제일제당에 이어 연매출 2위 기업으로 발돋움한 점은 가장 고무적인 대목이다. 

지난해 식품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상장사 매출액(연결기준)을 보면 1위는 CJ제일제당으로 15조7444억원(대한통운 제외)을 기록했다. 이어 2위는 동원F&B(3조4906억원), 3위 대상(3조4700억원), 4위 SPC삼립(2조9466억원), 5위 오뚜기(2조7390억원) 순이다. 합병 이전 롯데제과(2조1454억원)는 11위, 롯데푸드(1조6078억원)는 13위 수준이다. 

어느 마트에 진열된 롯데제과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 진열된 롯데제과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하지만 이번 합병을 완료하는 순간 총 매출액 규모는 3조7000억원을 웃돌면서 동원과 대상 등을 제치고 국내 식품기업 톱2 자리에 오르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까지 양 사 아이스크림 사업 통합 정도만 예상했었는데 전사 합병은 너무 의외였다”며 “그룹에서 침체된 식품 계열사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과감하게 결정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실제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을 통해 “1위가 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고, 다른 회사가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신년사와 상반기 VCM에서도 각각 ‘미래성장을 위한 혁신’과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주문했다. 

신 회장은 지난 23일 롯데제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롯데제과는 재계 5위 롯데의 뿌리 기업이다. 창업주인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이 1967년 롯데제과 설립을 발판 삼아 국내에서 기업 활동을 시작했다. 롯데제과에 대한 신 회장의 애착이 큰 이유다. 

◇전 생애 포트폴리오 구축…신사업 확장성 제고

롯데제과는 이번 합병이 마무리되면 당장 국내 빙과 사업자 1위 자리를 다시금 가져올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국내 빙과시장 점유율(2020년 소매점 기준)은 롯데제과 28.5%, 빙그레 26.7%, 롯데푸드 15.5%, 해태제과식품(빙그레 인수 전) 14.0%다. 지난해에는 해태를 품은 빙그레가 40%대로 올라서며 1위 사업자가 됐지만 롯데제과는 이번 합병으로 다시 빙그레를 앞서게 된다. 

또한 롯데푸드가 보유한 유제품과 가정간편식은 물론 신사업으로 추진하는 실버푸드 등 전 생애주기로 식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CJ와 동원, 대상 못지않게 종합식품기업으로서 인지도를 크게 높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지난해 930억원 규모의 투자로 증축된 롯데푸드의 김천공장. 이 공장에선 가정간편식(HMR) 생산라인이 가동 중이다. [사진=롯데푸드]
지난해 930억원 규모의 투자로 증축된 롯데푸드의 김천공장. 이 공장에선 가정간편식(HMR) 생산라인이 가동 중이다. [사진=롯데푸드]

아울러 합병 시점부터 이(e)커머스 조직 통합과 확장으로 급성장한 온라인 시장 대응력을 더욱 키우고, 롯데푸드의 간편식 경쟁력과 롯데제과의 8개 해외법인 영업망을 접목시켜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이번 합병은 향후 신사업 확장성을 높이고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해 소비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선사하다는 비전을 담았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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