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경험을 팝니다"…'특화매장' 바람
외식업계 "경험을 팝니다"…'특화매장' 바람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3.23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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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배라·던킨, 롯데리아, CJ 빕스 대형 브랜드 출점 활발
비대면 소비 확산 속 콘텐츠·체험 강조 MZ세대 적극 어필
서울 강남의 '던킨 라이브' 특화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 강남의 '던킨 라이브' 특화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대형 외식 브랜드를 중심으로 ‘특화매장’ 바람이 불고 있다. 주 소비층인 MZ세대를 겨냥해 체험 콘텐츠를 강화하고 브랜드 재정비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등 각자 추구하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콘셉트의 특화매장들이 출점되는 모습이다. 

비대면 소비가 확산된 가운데서도 외식업계의 ‘역발상’ 공간 투자가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와 롯데GRS, CJ푸드빌 등 대형 외식기업들의 특화매장 출점이 활발하다. 

특화매장은 콘텐츠·인테리어 등에서 기존 매장과 차별화하면서 소비자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해 브랜드 전반의 이미지 개선과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브랜드의 특화매장 출점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강남 던킨 라이브, 오픈 6개월 13만명 방문

SPC의 ‘배스킨라빈스’와 ‘던킨’은 특화매장을 꾸준히 열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다. 각각 1985년과 1994년에 국내 1호점을 낸 후 길게는 40여년에 가까운 역사를 갖고 있다.

배스킨라빈스의 경우 2017년 9월 ‘푸드테인먼트(외식과 흥미의 결합)’을 강조한 ‘브라운청담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여곳의 콘셉트스토어를 출점했다. 배스킨라빈스가 단순히 아이스크림 가게가 아닌 문화와 재미, 차별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란 점을 강조하며 MZ세대에 브랜드 정체성을 심어주는 게 목적이다. 

최근에는 비대면 트렌드 확산에 맞춰 무인매장 ‘플로우’ 2곳을 잇달아 열었다. 24시간 밤낮없이 매장 출입부터 상품 구매, 배달까지 모든 서비스가 완전한 비대면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특히 일반 매장에서 접하지 못한 오가닉·딜라이트·프로바이오틱스 등 다양한 레디팩과 아이스크림 피자와 같은 특화 메뉴를 맛볼 수 있어 콘텐츠와 경험을 동시에 강조했다.   

배스킨라빈스의 무인매장 2호점 '플로우 도곡점' [사진=SPC]
배스킨라빈스의 무인매장 2호점 '플로우 도곡점' [사진=SPC]

던킨도 지난해 서울 강남에 플래그십 스토어 ‘던킨 라이브’에 이어 올 들어 ‘던킨 선릉역점’과 ‘던킨 건대역점’을 선보이며 MZ세대를 겨냥한 특화매장을 연이어 오픈했다. 이들 매장은 던킨의 새로운 변화를 담은 ‘뉴웨이브 프로젝트’ 일환으로 탄생했다. 제품·인테리어·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프리미엄을 지향하고, 해당 매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를 선보였다. 오픈 키친과 감각적인 인테리어 또한 기존 점포들과 차별화한 요소다.

강남 던킨 라이브의 경우 하루 평균 2000개의 도넛이 팔리면서 매출도 당초 예상치보다 3배 이상 높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지난해 8월 오픈 이후 6개월간 누적 방문자는 13만명에 이른다.

◇스마트 스토어 '롯데리아 홍대점' 목표 매출액 40%↑

햄버거 브랜드 롯데리아와 카페 엔제리너스를 운영하는 롯데GRS 역시 공간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말 홍대입구역 인근에 ‘스마트 스토어’ 콘셉트로 오픈한 롯데리아 홍대점을 들 수 있다. 3년여 전 철수했던 롯데리아를 다시 젊은 감성의 미래형 매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영수증 바코드만으로 제품을 간편 수령하는 ‘스마트 픽업 존’으로 일상 속 푸드테크를 경험케 했고, MZ세대 눈높이에 맞춰 캠퍼스 상권 특성을 반영한 계단식 좌석과 굿즈 플레이 존을 배치했다. 여기서만 맛볼 수 있는 ‘홍대 치’S 버거’도 선보였다. 롯데리아 홍대점은 오픈 3주간 목표 매출액의 40%를 초과하며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롯데리아 홍대점 내부. [사진=박성은 기자]
롯데리아 홍대점 내부. [사진=박성은 기자]

올 초 대구 수성못에 문을 연 ‘엔제리너스 아일랜드점’은 아름다운 경치와 함께 △로스터링 존 △베이커리 존 △브루잉 존 등 특색 있는 구성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이색 메뉴 등을 내놓으며 지역의 젊은 층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롯데GRS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해 기존 프랜차이즈 형식에서 벗어나 매장마다 다른 이용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고급화 '빕스 프리미어' 오리지널 매장 수 앞서 

CJ푸드빌도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의 고급화를 지향한 특화매장 ‘빕스 프리미어’ 출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빕스 프리미어는 프리미엄 메뉴·서비스를 지향하는 ‘고품격 다이닝’을 콘셉트로 한다. 메인 메뉴인 ‘프리미엄 스테이크’와 전문성을 높인 ‘프리미엄 샤퀴테리존’에 가장 신경 쓰고 있다.

빕스 프리미어는 지난 2019년 11월 등촌점을 1호점으로 리뉴얼 론칭한 이후 전국 주요 거점을 대상으로 매장을 차근차근 늘리고 있다. 올 3월 현재까지 총 9개의 빕스 프리미어 매장이 운영 중이다. 기존의 빕스 오리지널(7곳)보다 더 많다.  

빕스 프리미어 목동41타워점. [사진=CJ푸드빌]
빕스 프리미어 목동41타워점. [사진=CJ푸드빌]

업계 한 관계자는 “특화매장은 경험소비를 중시하고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친숙한 젊은층에게 인지도와 화제성을 얻을 수 있는 주요 수단”이라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자본력이 큰 대형 외식 브랜드들의 특화매장 출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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