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힘들 땐 참치 마요
[신간] 힘들 땐 참치 마요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3.16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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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미콜론)
(사진=세미콜론)

편의점 점주의 기쁨과 슬픔을 이야기해 사랑받은 봉달호 작가의 에세이 ‘힘들 땐 참치 마요’가 출간됐다.

16일 출판사 세미콜론에 따르면 이번 에세이는 '전지적 삼각김밥 시점'으로 똑 부러진 삼각김밥이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삼각김밥에 관한 사실을 직접 들려준다.

봉달호 작가가 ‘매일 갑니다, 편의점’, ‘오늘도 지킵니다, 편의점’을 통해 점주로서 체험한 느낀 점을 말했다면, 이번 책은 점주가 아닌 진열대에 앉아 있는 ‘삼각김밥’의 입장에서 서술한다.

대한민국에 처음 등장한 삼각김밥 종류부터, 포장지에 숨겨진 과학 원리, 삼각김밥의 진짜 유통기한, 삼각김밥용 마요네즈의 비밀,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별의별 삼각김밥까지. 어디 가서 ‘삼각김밥 좀 아는 사람’이 될 만한 유용한 정보뿐 아니라 삼각김밥이 가장 맛있는 시간, 삼각김밥과 같이 먹는 음료로 따져보는 MBTI 유형 검사 등 흥미로운 이야기도 가득하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해야 직성이 풀리는 똑 부러진 삼각김밥이 이 책의 화자다. 이리저리 참견하는 걸 좋아하는 성격 탓에 삼각김밥 이야기뿐만 아니라 자신이 관찰한 다른 상품의 특징들을 조잘조잘 이야기한다.

삼각김밥과 라이벌인 즉석밥, 가족 같은 컵라면, 특히 삼각김밥을 말할 때 빼면 섭섭한 불닭볶음면도 당연 등장한다. 삼각김밥 주변에 꼭 컵라면을 배치하고, 삼각김밥과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 2위가 초코우유인 것, 모두 알고 계셨는지? 이처럼 어디서도 들을 수 없는 삼각김밥 TMI 대잔치가 이 책의 매력 포인트다.

삼각김밥을 안 팔면 도무지 편의점 같지 않고, 편의점이 아닌 곳에 삼각김밥이 있으면 여기가 편의점인가? 하고 간판을 다시 보게 된다. 삼각김밥은 단연 편의점의 대명사다.

또한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손쉽게 사 먹을 수 있으니 과연 ‘국민 음식’이라 칭할 수 있겠다. 참치마요, 전주비빔, 소고기고추장, 대게딱지장, 스팸김치볶음밥, 주꾸미볶음… 1200원으로 수십 가지 맛을 선택할 수 있는 가성비 갑의 대표 주자기도 하다.

누군가에겐 저렴한 한 끼 식사고, 누군가에겐 생계 수단이 되어 주는 존재. 누군가에겐 간단하게 때우고 싶을 때 찾는 만만한 음식이고, 누군가에겐 식사 때를 놓쳐 시식대에서 급하게 삼키는 수혈 같은 존재다. 폐기 처리된 삼각김밥을 얻기 위해 찾아온 어린 형제에게 우리는 어떤 마음을 가져야 할까.

삼각김밥을 불량식품이라고 천대하고 있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 사람 살아가는 풍경은 어디든 비슷하다. 어쨌든 모두 ‘밥’의 힘으로 살아간다.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모든 이들에게 삼각김밥의 응원이 작은 힘이 되기를. 오늘도 삼각김밥은 진열대에 앉아 당신의 무거운 어깨를 바라보며 응원의 눈빛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