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6대 건설사 나눠먹기”
“4대강, 6대 건설사 나눠먹기”
  • 양귀호기자
  • 승인 2009.11.08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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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현 “대형건설사 담합회의 수 차례 있었다”
조달청과 수자원공사가 발주한 4대강 사업의 1차 턴키공사에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6대 건설사들이 15개 공구의 입찰담합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5월과 6월에 걸쳐 서울 시내 P호텔과 S음식점 등에서 대형건설사들의 담합회의가 수 차례 있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 담합은 현 정부와 관계가 있는 현대건설이 주도하고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SK건설 등 5개사가 적극 호흥했고,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10여개 대기업으로 확대됐다"며 "회의에 참석한 임원 및 복수의 관계자들에게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6대 건설사는 전국 15개 공구 중 영산강 2개 공구는 호남연고의 건설사에 맡기기로 하고, 13개 공구를 나누는 논의를 진행했는데, 6대사가 각각 공구 두 개씩을 맡도록 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6대 건설사에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상위에 들지 않는 SK건설이 참여한 것에 불만을 품은 포스코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의 이의제기에 6대사는 두 회사에 한 공구씩을 제공하고, 지난 금강 구역에서 이미 한 구역을 맡았던 대우건설에 양보를 구해 대우건설은 1곳만 맡게 돼 13개 공구를 나눴다고 부연했다.

실제 이 의원이 제공한 주간사 경합 및 적격자 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 9월 입찰결과, 삼성물산이 당초 맡기로 한 2개 공구 중 낙동강 32공구를 제외하면 12개 구역은 모두 사전에 나눈대로 선정됐다.

삼성물산이 낙동강 32공구를 차지하지 못한 것은 '빅6'에 참여하지 못한 롯데(시공능력 평가순위 8위)와 두산(11위), 동부(18위)건설이 상위 건설사들의 담합에 반발해 자체 컨소시엄을 통한 입찰신청을 낸 결과라고 이 의원은 강조했다.

또 영산강의 2개 공구는 당초 호남 연고 기업에게 맡겨졌지만, 사업규모가 큰 공구를 놓고 3개 호남 기업이 다퉈 영산강 2공구는 호남 기업이 아닌 삼성중공업이 어부지리로 차지할 수 있었다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같은 담합 사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을 먼저해야 검찰이 즉각적인 조사에 착수할 수 있다"며 "신속한 대응을 위해 폭로에 나섰다"고 밝혔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정무위 국정감사 당시 4대강 턴키 1차사업의 적격자 선정과 관련해 1차 예상 공사비(4조1700억원 상당)가운데, 총 낙찰금액이 3조8900만원으로 평균 93.4%의 낙찰률을 보인 점 등을 들어 입찰담합 의혹을 제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