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볼보 'C40 리차지', 차급 뛰어넘은 안정성 '만족'
[시승기] 볼보 'C40 리차지', 차급 뛰어넘은 안정성 '만족'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3.1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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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 주행 시 들리지 않는 풍절음…대형 SUV 같은 주행 안정감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정측면. [사진=이성은 기자]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정측면. [사진=이성은 기자]

볼보자동차 첫 쿠페형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C40 리차지(Recharge)’는 소형 SUV 차급을 뛰어넘는 정숙성, 주행 안정감을 갖췄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만난 C40 리차지는 날렵한 외관에 안정적 주행감이 인상적이었다.

◇쿠페형 외관 디자인, 역동적 이미지 강조

전체적 외관은 기존 출시된 내연기관차 ‘XC 40’과 비교해 쿠페형 디자인 이외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일부 차이점이 눈에 띄었다.

전면부는 전기차인 만큼 기존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어졌다. 막혀 있는 프론트 그릴은 답답한 느낌 보다 단정한 인상을 준다. 기존 라디에이터 그릴에 적용된 볼보 엠블럼 ‘아이언마크’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는 선은 조금 짧아진 느낌이다.

‘토르의 망치’를 형상화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의 주간주행등도 다른 모습이다. 기존 XC 40은 ‘Y’자가 옆으로 눕혀진 형태에 가까웠다. C40 리차지는 ‘T’자에 가까운 형태다. C40 리차지에는 최첨단 픽셀(Pixel) 기술을 기반으로 제작한 새로운 LED 헤드라이트가 탑재됐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측면. [사진=이성은 기자]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측면. [사진=이성은 기자]

측면부는 뒤로 갈수록 천장이 아래로 떨어지는 쿠페형 디자인이 돋보인다. C40 리차지의 쿠페형 디자인은 날렵하고 역동성을 강조한 인상을 준다. 이와 함께 전반적으로 낮은 차체에 쿠페형 디자인이 더해져 안정적인 느낌도 든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공기 저항을 감소시키는 20인치 휠도 돋보인다.

후면부는 XC 40에서 볼 수 없었던 트렁크 안쪽까지 있는 후미등과 리어 스포일러가 날렵하면서도 안정적 이미지를 강조한다.

◇단단한 시트 착좌감…뒷좌석은 좁아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12.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 아래 비상등, 미디어 재생 등 직관적으로 사용하기 유용한 기능이 담긴 버튼들만 배치됐다.

스티어링 휠(운전대)에 적용된 버튼들도 구분선이 최소화돼 깔끔하다. 버튼마다 한 조각씩 조립되지 않고 4개 버튼 기능이 한 조각에 모였다.

시트는 단단했다. 시트 소재를 엄지 손가락으로 눌러도 다른 차량에 비해 잘 눌러지지 않을 정도다. 다만 시트에 앉으면 허벅지 양옆과 허벅지 아래 받침 등을 조절할 수 있어 신체를 잘 받쳐줬다. 이 때문에 단단함에서 느껴지는 불편이 상쇄됐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후면. [사진=이성은 기자]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후면. [사진=이성은 기자]

앞좌석에 앉으면 머리 위 공간이 성인 남성 주먹 하나가 겨우 들어갈 정도만 남는다. 하지만 좁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손에 걸릴 만한 디자인의 구조물이 없기 때문이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전방 시야도 트인 느낌이었다.

뒷좌석은 좁았다. 앞좌석을 당기지 않고 넉넉히 배치했을 때 뒷좌석에 앉으면 앞좌석 뒷부분과 뒷좌석 승객 무릎 사이 거리인 레그룸이 성인 남성 한 주먹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만 남는다. 이 레그룸도 뒷좌석에 앉아 허리를 곧게 폈을 때 가능했다. 뒷좌석에 앉았을 때 머리는 천장에 겨우 닿지 않을 정도였다.

뒷좌석 중앙 바닥은 솟아올라 다소 불편했다. 솟아오른 중앙 바닥 내부에는 전지가 2층으로 쌓아 올려졌다. 이는 코너링 안정감, 충돌 사고 발생 시 안전성 등을 고려한 설계다.

◇조용하고 부드러운 주행감각…안정성까지 ‘만족’

시승은 서울 여의도와 경기 파주시 탄현면을 오가는 약 92킬로미터(㎞) 거리를 주행했다.

C40 리차지는 시동 버튼이 없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 기어 레버를 D단으로 옮기면 켜지는 방식이다. 시동을 끌 때는 기어를 P단으로 넣고 운전석을 열면 된다. 운전석에는 무게 감지 센서가 탑재돼 차량이 운전자 탑승 여부를 인식하고 시동을 끈다. 또 볼륨버튼을 2초 이상 누르고 디스플레이에 나타나는 전원 끄기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꺼진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실내 앞좌석. [사진=이성은 기자]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실내 앞좌석. [사진=이성은 기자]

C40 리차지는 전기차 답게 첫 출발이 조용하고 부드러웠다. 주행 중에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감각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소형 SUV 보다 대형 SUV에 가까운 주행감과 정숙성을 갖췄다.

전반적인 주행 감각은 무거운 배터리가 차량 중심을 잡아주면서 차량 무게로 바닥을 강하게 누르며 달리는 느낌이었다. 무게 중심이 낮아 안정적이란 인상이 들었다. C40 리차지에 탑재된 배터리 패키지 무게는 약 500킬로그램(㎏)에 달한다.

시속 100㎞ 고속 주행에도 풍절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고속 주행 시 바닥면에서 올라오는 진동도 거의 없었다. 요철 구간을 지날 때도 진동이 전해지지 않았다.

고속 주행 시 차량의 흔들림은 느껴지지 않았다. 급한 커브길을 주행할 때는 차량의 중심이 잘 잡힌 느낌이 들었다. 운전대와 페달은 무거웠다. 하지만 무거운 운전대, 페달 덕분에 고속 주행에서 더욱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 전기차 다운 빠른 반응은 만족스러웠다. 특히 고속 주행 구간에서 단숨에 시속 100㎞까지 도달해 주행을 즐기기 충분했다.

한국에 수입되는 C40 리차지는 최상위 트림(등급)인 ‘트윈 얼티메이트(Twin Ultimate)’ 모델이다. 해당 모델은 두 개의 전기모터와 4륜 구동 시스템이 조합됐다. 총 408마력, 최대 토크 660뉴턴미터(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4.7초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뒷좌석 레그룸. [사진=이성은 기자]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뒷좌석 레그룸. [사진=이성은 기자]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효과를 내는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도 켜고 끌 수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 작동 시에는 회생제동이 작동한다. 회생제동은 차량을 감속하거나 제동을 할 때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능이다.

편의 기능도 유용했다. 주행 보조 기능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으로 ‘파일럿 어시스트’를 사용하면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특히 차량이 차선 중앙에서 운행하도록 해 더욱 안정적이고 편했다.

볼보차가 300억원을 투자해 티맵(TMAP) 모빌리티와 공동 개발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도 편리했다. 말로 명령하면 실내 온도 등 공조장치 제어, 날씨 정보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었다. 특히 전기차 전용 기능인 목적지 도착 시 예상 배터리 잔량 확인, 내비게이션 충전소 경유 설정 등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었다.

다만 안전한 주행을 위해 탑재된 첨단 기능들은 간혹 불편했다. C40 리차지는 주차 시 주차면에 있는 방지턱을 감지하고 이를 장애물로 인식했다. 더욱 가까이 다가가려 하자 차량이 갑자기 멈췄다. 주차면에 있는 방지턱에 부딪힐 수 있어 급제동 기능이 자동으로 활성된 것이다. 다만 차량이 세게 멈춰 놀랐다. 장애물이 차량 범퍼에 부딪힌 느낌이 들 정도였다. 이는 후진 시 너무 느린 속도로 주행했기 때문이라는 게 볼보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후방 카메라도 사용에 불편은 없었지만 차량 구조물에 화면 외곽이 가려져 아쉬웠다.

주행 전 배터리 잔량은 90%였다. 왕복 주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64%였다. C40 리차지의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356㎞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후방 카메라 화면. [사진=이성은 기자]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Recharge)’ 후방 카메라 화면. [사진=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