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두산, '중공업' 뗀다…제조 이미지 탈피, 색깔 변화
현대·두산, '중공업' 뗀다…제조 이미지 탈피, 색깔 변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3.13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D현대·두산에너빌리티, 미래사업 의지 담아
3월 정기 주주총회서 사명 변경안 최종 확정
현대중공업지주 새 사명 HD현대와 두산중공업 신규 사명 두산에너빌리티 로고.
현대중공업지주 새 사명 HD현대와 두산중공업 신규 사명 두산에너빌리티 로고.

전통 제조업 이미지의 중공업계가 사명에서 ‘중공업’을 뗀다. 신사업 추진에 맞춘 색깔 변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지주, 두산중공업은 각각 이달 말 개최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명 변경안을 최종 확정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HD현대’로 사명을 바꾼다. 새 사명 HD현대는 ‘인간이 가진 역동적인 에너지(Human Dynamics)’로 ‘인류의 꿈(Human Dreams)’을 실현하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번 사명 변경은 제조업 중심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자 지주회사로서 위상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앞으로 HD현대라는 사명으로 미래사업 분야의 신성장 동력을 더욱 적극 발굴·육성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건설기계 부문 현대제뉴인 계열사 현대두산인프라코어도 향후 사명 변경 가능성이 있다. 앞서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8월 두산인프라코어가 현대중공업그룹에 편입된 이후 같은 해 9월 현재 사명으로 기업명을 확정했다. 내년에는 현대중공업그룹 편입 이후에도 계속 사용하는 ‘두산’이란 이름을 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의 새 사명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정보통신기술(IT) 등 미래 기술 등을 담은 의미가 반영될 것으로 관측된다.

두산중공업은 ‘두산에너빌리티(Doosan Enerbility)’로 사명을 바꾼다. 이번 사명 변경은 지난 2001년 한국중공업에서 두산중공업으로 바뀐 지 21년 만이다. ‘에너빌리티’(Enerbility)‘는 ‘에너지(Energy)’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결합한 조합어다. 그 결합을 가능하게 하는 ‘인에이블(Enable)’의 의미도 담았다.

두산중공업은 현재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을 성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하고 있다. 또 3차원(D) 프린팅, 디지털, 폐자원 에너지화 등 신사업도 적극 발굴하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두산중공업은 이번 사명 변경으로 회사의 미래 지향점을 제시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양사는 그동안 미래 기술 확보를 통한 신사업 육성에 적극 나섰다. 특히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 참석하며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1월 열린 CES 2022에 처음 참가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전시회에서 자율운항기술을 중심으로 한 해양모빌리티 분야의 미래상을 제시했다. 두산중공업도 CES 2022에 참가해 수소 사업을 선보이며 해상풍력터빈에서 생산된 전기로 물을 전기 분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과정과 폐자원을 수소화하는 기술을 소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시대 모든 산업 분야 디지털 융합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중공업계는 전통 제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친환경이나 디지털 등 새로운 미래 먹거리, 신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의지를 담아 사명 변경을 추진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