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워홈 김치, 브랜드 붙는다…구지은, 매출 2조 '속도'
[단독] 아워홈 김치, 브랜드 붙는다…구지은, 매출 2조 '속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3.10 13: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워홈 우리집' 포함, 외식·배달·식품 4개 브랜드 장착 '예고'
신사업 상표 공격적 출원, 식음서비스 다각화…외연확장 포석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아워홈]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아워홈]

아워홈이 김치·외식 등과 연관된 다양한 상표를 출원하며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지은 부회장 체제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아워홈이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신사업 발굴과 외연 확장에 나선 전략으로 분석된다. 

10일 특허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최근 ‘아워홈 우리집’과 ‘bene:petit’, ‘bene:petit O2O’, ‘아워홈 샤퀴테리’ 등의 상표권을 잇달아 출원했다.     

출원된 ‘아워홈 우리집’의 상품 분류(29류) 내용을 보면 △가공된 채소 △갓김치 △고들빼기김치 △깍두기 △깻잎김치 등 김치와 연관성이 깊다. ‘bene:petit’는 △가정배달 음식점업 △도시락 전문 뷔페식당업 △도시락전문체인점업 △이동식레스토랑업 등 식당업(이하 43류)을, ‘bene:petit O2O’는 △곡물가공식품 도·소매업 △도시락밥 도·소매업 △스낵식품 도·소매업 △온라인 배달 중개업 등 외식과 배달업(35·39·43류)에 관한 상표권이다. 

또 ‘아워홈 샤퀴테리’ 상표권(29·30·31·32류)의 지정 상품은 △가공된 감자·쇠고기 △식용콩기름 △통조림된 고기·과일·생선 △복합화학조미료와 같은 다양한 식품과 식자재 전반을 다루고 있다. 샤퀴테리(Charcuterie)는 염장·훈연·건조 등 다양한 조리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가공식품을 총칭하는 프랑스어다.  

이중 김치와 관련이 깊은 ‘아워홈 우리집’은 최근 들어 급성장한 가정간편식(HMR) 시장과 집밥 소비 확산을 겨냥해 B2C(기업 대 소비자) 김치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아워홈은 주력인 단체급식과 식자재 사업 중심으로 김치를 생산·유통하고 있다. 자사 온라인몰과 일부 이(e)커머스에서 포장김치도 판매 중이다. 다만 일반 소비자 대상의 국내 포장김치시장에서 인지도와 점유율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해당 시장은 대상 종가집과 CJ제일제당 비비고가 전체의 80%가량을 차지한다.

아워홈은 지난해 CJ제일제당에서 ‘비비고 김치’를 개발한 오지영 전 글로벌카테고리2담당 상무대우를 아워홈 연구소장으로 영입했다. 오랜 생산·유통 노하우가 있는 김치를 B2C 시장 안착을 위한 핵심 상품으로 꼽고 관련 상표권을 출원한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식품기업을 지향하는 아워홈 입장에서는 외형 확대를 위해 기존의 B2B(기업 간 거래)는 물론 B2C로의 확장이 시급하다. 지난해부터 HMR 도시락 브랜드 ‘온더고’를 중심으로 B2C 시장을 차근차근 개척하고 있다. 실제 HMR 사업을 강화한 온라인 ‘아워홈몰’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89%, 신규 가입고객 수도 250% 급증하며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이외 ‘bene:petit’, ‘bene:petit O2O’, ‘아워홈 샤퀴테리’는 아워홈이 대외적으로 밝힌 고객 맞춤형 솔루션과 식음서비스의 다(多)플랫폼 강화 등과 연결 지을 수 있다. 

최근 출원된 아워홈 상표들. [출처=특허청]
최근 출원된 아워홈 상표들. [출처=특허청]

구 부회장은 최근 지난해 실적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단순히 매출만을 위한 거래를 지양하고 케어푸드와 고객 맞춤형 솔루션, 식음서비스의 다플랫폼화 등 미래 지향적 가치를 접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워홈 관계자는 이 같은 상표권 출원에 대해 “(관련 사업의)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HMR과 김치 등 B2C 사업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6월 구 부회장 체제로 바뀌고 경영 혁신에 나서면서 1조7200여억원의 매출과 25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전년보다 5.8% 늘고 흑자로 전환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구 부회장은 올해를 매출 2조원 달성 원년으로 삼았다. 범LG가로 분류되는 아워홈은 지난 2000년에 계열 분리됐다. 이후 2010년 11월 창립자인 구자학 전 회장이 ‘뉴 아워홈 2015’ 비전을 발표하면서 2015년까지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수년째 1조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구 전 회장의 3녀인 구 부회장은 최근 KB손해보험과 디지털 헬스케어·케어푸드 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신사업 발굴과 외연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구 부회장이 계획대로 올해 매출 2조를 달성한다면 아버지의 목표를 대신 이루게 된다. 

아워홈 관계자는 “올해 B2C와 디지털 헬스케어 등을 강화하고, 단체급식사업과 HMR 수출을 포함한 글로벌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