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카허 카젬, 발 묶인 출국길…노사갈등 '진땀'
한국GM 카허 카젬, 발 묶인 출국길…노사갈등 '진땀'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3.0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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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첫 특별교섭…퇴임 전 법적 문제 해소 주력
근로자 불법파견 혐의 계속되면, 출국 차질 예상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5월 말 임기 종료를 앞두고 노동조합과 갈등의 불씨를 끄는 데 집중한다. 근로자 불법파견 혐의를 받는 그는 최근 검찰로부터 3번째 출국 정지 조치를 받아 노조대화가 더욱 급박해졌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노사는 오는 10일 오후 2시 사내하청 근로자 불법파견 문제 해결을 위한 특별교섭을 벌인다. 이번 교섭은 지난 3일 노사 상견례 이후 첫 번째 교섭이다. 노사는 앞으로 매주 목요일 같은 시간 교섭을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3일 진행된 상견례는 노조가 사측에 요구안을 전달하며 약 30분 만에 끝났다. 당시 사측은 노조에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사측은 노조 요구안을 살펴본 뒤 의견을 제시할 방침이다.

오는 10일 열릴 교섭에서는 노조가 사측에 요구안 내용에 대한 설명을 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노조는 △불법파견 문제에 대한 사과 △불법파견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불법파견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 전환되지 않은 기간 동안 임금 손실 보상 △비정규직 해고자 복직 등을 주요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카젬 사장은 이번 교섭을 5월 이내 마무리 하고 다음 근무지인 중국으로 옮긴다는 방안이다. 또한 추후 선임될 카젬 사장의 후임에게도 노사 갈등으로 인한 짐을 덜어준다는 계획이다.

한국GM은 노사 갈등 해소를 위해 지난해 11월 노조에 먼저 특별교섭을 제안했다. 한국GM은 특별교섭을 이유로 대법원에 판결을 연기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젬 사장은 1심 재판만 1년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노사 대화를 통해 한국GM 사장 퇴임 전 갈등 해소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앞서 카젬 사장 등 한국GM 임원 5명은 지난 2017년 9월1일부터 2020년 12월31일까지 한국GM 인천 부평·경남 창원·전북 군산공장에서 24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1719명을 불법파견 받은 혐의로 지난 2020년 7월 기소됐다. 카젬 사장은 지난 2020년, 지난해 4월 법무부, 검찰로부터 출국 정지 조치를 받았다. 지난 2020년 받은 출국 정지 처분은 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는 등 출국을 위해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했다.

현재도 관련 재판을 받는 카젬 사장은 오는 6월1일부로 GM과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 합작사인 SAIC-GM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만약 노사 간 대화에 진전이 없고 재판이 계속 이어지면 검찰의 출국 정지 조치도 계속돼 출국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한국GM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한국GM은 카젬 사장의 근무지 발령과 무관하게 교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며 “카젬 사장도 똑같이 한국 법에 적용 받는 한 사람으로서 발령받았다는 이유로 출국할 수 있는 건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GM은 이번 교섭과 관련해 이제 상견례를 마친 상황이라는 이유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