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분란, 종식할 때다
세종시 분란, 종식할 때다
  • 김 기 룡 기자
  • 승인 2009.11.05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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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기억력이 좋더라도 베껴 놓음만 못하다는 뜻의 ‘총명불여둔필(聰明不如鈍筆)’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온 일들을 기억을 더듬어 그때 일을 재현 하려면 빠뜨리는 것이 몇 가지는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그때 완전한 기록이 있었다면 하고 아쉬워하거나 안타까워하게 된다.

그래서 너나없이 중요한 사건들을 잊지 않기 위해 메모를 해 둔다.

요즈음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세종시’ 문제도 관보에 상세히 기록 되어 있다.

마치 오늘을 예견이나 한 듯이 말이다.

지난 2005년 10월 5일자 관보(제16098호)에는 행정자치부고시제2005-9호가 실려 있다.

여기에는 중앙행정기관의 이전계획 개요를 비롯해 이전대상기관, 이전방안, 이전비용(추정), 행정효율성대책, 이전공무원 지원대책 등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대책은 “65회의 전문가 간담회와 세미나를 거쳐 만들어졌다”고 이완구 충남지사는 말했다.

행정효율성에 대해 충분한 검토가 있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운찬 총리가 효율성을 들어 ‘수정론’을 제기했다.

여기에 덧붙여 행정기관 이전만으로는 자급자족기능이 부족해 유령도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완구 지사는 ‘백가쟁명’이라며 일축했다.

오히려 변변한 대안 마련 없이 ‘수정론’을 제기한 사람들에 대해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국론분열과 정치적 신뢰 추락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 지사는 또 “행정효율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비효율적인 갈등만 키워 놨다”고 꼬집었다.

그리고는 “충청인들은 진득하게 기다리면 된다”고 성난 주민들을 달랬다.

이와 관련, 박근혜 전대표도 '원안 플러스 알파(α)´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고 했다.

정 총리의 면담제의도 거절했다.

충청도 사람들을 먼저 만나 설득하라는 것이다.

약속을 중히 여기는 박 대표로선 당연한 얘기다.

그런데 극우파를 자처하는 일부사람들은 ‘포퓰리즘’이라고 몰아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지사의 평가는 다르다.

“(세종시에 대해)전문적이고 디테일한 부분까지 아시는 분이 박 대표”라며 “법이 통과 될 당시 당 대표를 해서 (세종시에 대한) 설명이 필요 없는 분이기 때문에 당연한 말씀”이라고 논평했다.

이 지사가 처음부터 주장해온 “원안 밖에는 별다른 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세종시 문제가 처음 불거졌을 때다.

이 지사는 “수정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세종시)추진계획서도 읽어 보지 않았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우리와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은 같다는 것이다.

그는 또 “아직 (부처이전)시작도 하지 않았다.

2014년에 완료되는 것이니 만큼 법대로 시행하다가 문제가 되면 그 때가서 중지를 모아 해결하면 된다”고 원안 추진을 촉구했다.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도, 완벽한 자급자족 도시로 만들겠다는 정 총리의 호언도 모두 국가를 위해서다.

그러나 명품도, 완벽도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세종시도 시간을 가지고 서서히 만들어 간다면 명품도시가 될 것이 분명하다.

“완벽한 형제를 원하는 사람은 영원히 외동아들로 남아 있어야 한다.

”는 이탈리아 속담이 있다.

수정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되새겨 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