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세종시 뇌관 터졌다
한나라, 세종시 뇌관 터졌다
  • 유승지기자
  • 승인 2009.11.04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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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투표안·충청민심 두고 최고중진회의서 충돌
홍준표“수도이전보다 더 나쁜 것 수도분할”필요성 강조
송광호‘내년 지방선거서 한나라당이 이길 수 있겠는가”

세종시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 중진의원들이 격론을 벌였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세종시 해법을 두고 당내에서 국민투표안이니, 충청민심을 두고 의견조율이 되지 않자 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회의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는 홍준표 전 원내대표가 참석해 원내대표직 사퇴 후 처음으로 회의에 참석해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세종시로 인한 여야간의 갈등, 당내 친이친박의 갈등에 대해 거침없는 말을 쏟아내며 세종시 수정론을 지지하는 입장을 유감없이 나타냈다.

홍 의원은 “세종시법이 통과됐을 당시 한나라당 의원 중 찬성한 사람은 8명뿐이며, 한나라당의 당론으로 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해 “수도이전보다 더 나쁜 것이 수도분할”이라며 수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당의 의견은 없고 정부안이 나오면 논의하자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는 총리 뒤에 숨고, 당은 정부 뒤에 숨는 것은 옳지 않다 당당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4일 오후 정운찬 국무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발표할 예정인 ‘세종시 로드맵’이 문제로 떠올랐다.

지난 2일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대통령과의 조찬회동이 있었다.

하지만 그 당시 정총리의 로드맵 발표계획이 논의되지 않은 것에 대해 홍사덕 의원이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홍 의원은 “충청도민과 계약을 파기해야 한다면 그 사람들과의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어떤 움직임도 없이 당대표가 대통령을 만난 며칠 뒤 귀띔도 없었던 로드맵을 보고한다”며 “이런 당정 관계가 어디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종시 해법으로 국민투표를 제안한 친이계 일부 의원들에 대해 루이 나폴레옹을 비유하며 국민 전체로 따지면 충청도민은 4분의 1도 안되는 수라며 이는 비겁 이상이고 말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송광호 최고위원까지 가세하면서 “충청도에서 수도권으로 떠나간 도민이 150만명 내지 180만명 이상인데 수도권에서 적은 데는 유권자의 15%, 많은 곳은 35%까지 있다.

과연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리 한나라당이 이길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여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홍사덕 의원은 "충청도민과 계약을 파기해야 한다면 그 사람들과의 논의가 있어야 하는데 어떤 움직임도 없이 당대표가 대통령을 만난 며칠 뒤 귀띔도 없었던 로드맵을 총리가 보고한다.

이런 당정 관계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공성진 최고위원과 차명진 의원이 세종시 해법으로 제시했던 국민투표안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처음에 안을 제시한 사람은 '충청인이 전국민의 4분의 1밖에 안되니 국민투표를 하면 돌파할 수 있다'고 한다”며 "이는 나폴레옹이 국민투표를 처음 실시한 이래 가장 비겁한 국민투표"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공성진 최고위원은 홍사덕 의원의 발언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공 최고위원은 “저를 지칭해서 나폴레옹 이야기까지 했는데, 정치학을 20년간 가르친 사람으로서 평소 당당하게 약자와 함께하려고 한사람이지 뒤에 숨어서 하는 사람 아니다” 라며 “강요된 상황의 결과에 대해 국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이 문제가 얼마나 중차대한 것인가를 드러내야 한다는 충정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윤성 국회부의장이 나서 “오늘 총리의 세종시 보고에는 자문기구 구성과 운영방향 등에 대한 대략적 보고가 있지 않을까 한다”며 “홍사덕 전 부의장이 너무 앞서서 걱정을 하는게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