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베테랑' 오뚜기 황성만, 경영능력 시험무대
'라면 베테랑' 오뚜기 황성만, 경영능력 시험무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3.04 0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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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이끌었지만 경영 1년차 점유율 하락…농심은 상승
젊은 이미지 부각, 1봉 2000원 '라면비책' 내놨지만 역부족
함영준 회장 '변화' 강조…경쟁력 제고, 활로모색 과제 산적
오뚜기 황성만 대표이사 사장. [사진=오뚜기]
오뚜기 황성만 대표이사 사장. [사진=오뚜기]

국내 라면업계 2위 오뚜기는 ‘라면 베테랑’ 황성만 사장을 새 수장으로 내세우며 점유율 상승을 기대했지만 성적은 신통찮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황 사장이 주력인 라면사업에서 어떤 성과로 경영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뚜기의 지난해 라면시장 점유율은 주춤하면서 황성만 사장은 자존심을 구겼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이 발표한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에서 오뚜기는 2019년 27.6%에서 2020년 26.8%, 2021년(9월 기준) 24.2%로 갈수록 하락했다. 최대 경쟁자인 업계 1위 농심의 시장점유율은 같은 기간 54.0%, 55.7%, 56.0%로 지배력을 더욱 높였다. 

오뚜기 주력은 라면(면류)사업이다. 지난해 3분기 누계 라면사업 매출액은 5638억원으로 전년 동기 5406억원보다 4.3%가량 소폭 늘었다. 총 매출의 27.5%를 차지한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 27.4%와 별반 차이는 없다. 오뚜기가 라면 전문가 사장 체제에서 라면사업 성장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딱히 보여주지 못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황성만 사장은 30여년간 오뚜기에서만 근무한 ‘오뚜기맨’이다. 특히 오뚜기 라면연구소장과 오뚜기라면 대표 등을 역임한 라면 베테랑이다. 라면연구소장 재직 시 ‘스낵면’과 같은 여러 히트상품을 발굴하며 오뚜기가 2010년대 중반부터 삼양식품을 제치고 업계 2위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주역으로 꼽힌다. 

그는 함영준 회장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아 오뚜기 제조본부장과 영업본부장, 부사장에 이어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으로 오뚜기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자리까지 올랐다. 업계에서는 라면 전문가인 황 사장이 새 수장이 된 만큼 오뚜기 라면사업이 탄력을 받아 제2의 전성기를 맞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오뚜기는 지난해 주 소비층으로 자리 잡은 MZ세대를 겨냥해 ‘꽃게랑면’과 ‘열려라 참깨라면’, ‘열라짬뽕’과 같은 이색 컬래버레이션(협업)을 전개하고 ‘순추후라면’ 등 신상품을 출시하며 젊은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또 야심차게 ‘제대로 된 한 끼’ 콘셉트의 가정간편식(HMR) 제품 ‘라면비책’을 내놨다. 대형마트몰 기준 1봉지 1800~2000원 안팎의 프리미엄 라면으로 지난해 1분기에만 두 차례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고급라면 시장 공략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 같은 경영전략은 결과적으로 성과로 연결되지 못했다. 특히 라면비책은 판매량과 매출 면에서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라면을 ‘서민 음식’으로 여기는 소비자들의 인식과 높은 가격 사이에 간극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일례로 프리미엄을 표방해 1봉에 2200원으로 책정된 하림의 ‘더미식 장인라면’이 판매 부진을 면치 못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오뚜기 라면비책은 현재까지 후속 신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오뚜기 관계자는 “라면비책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기존 라면의 수준을 뛰어넘는 맛과 품질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자 출시했다”며 “높은 매출을 목적으로 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어느 마트에 진열된 오뚜기 라면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어느 마트에 진열된 오뚜기 라면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오뚜기는 결국 경영전략을 바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진라면’ 등 스테디셀러 위주로 영업·마케팅을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진라면·육개장컵·열라면 등 라면 매출의 대부분을 책임지는 주력 상품 새 브랜드 모델로 대세 배우 남궁민과 댄서 노제를 발탁하고 홍보자료를 집중한 점이 그 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뚜기 시도들은 새로웠지만 점유율 중심의 국내 라면시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잘 팔리는 제품 위주로 전략을 바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함영준 회장은 신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변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2년째를 맞는 황 사장에게는 주력인 라면사업의 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상황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리뉴얼한 빅육개장 컵라면은 최근 2000만개를 돌파하고 대표 제품들도 성장하면서 지난해 12월 점유율은 같은 해 9월보다 0.2% 늘었다”며 “올해에는 주력 브랜드를 더욱 강화하고 그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의 라면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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