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탁상 방역’은 이제 그만
[기자수첩] ‘탁상 방역’은 이제 그만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2.03.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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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처음으로 하루 20만명이 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난 2일 전국의 모든 학교가 일제히 새 학기를 시작했다.

앞서 지난 2년간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으로 대변되는 학교의 수업방식은 교육계의 화두였다. 학부모들 역시 아이를 학교에 보내도 되는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대유행의 정점을 이달 중순경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어쩌면 이 같은 확산세에 방점을 찍을 수도 있는 등교 여부에 대한 선택을 일선 학교에 떠넘겼다.

정부는 큰 틀에서 정상등교를 원칙으로 각 지역 교육청과 학교의 자율성을 강화했다. 다만 이달 11일까지 2주간을 ‘새학기 적응 주간’으로 정해 확진자가 많아 감염이 우려되는 지역 학교의 경우 수업시간 단축이나 밀집도 조정, 원격수업 등을 탄력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학교에서는 수업방식에 대해 학부모 설문조사나 학교운영위원회, 내부 논의 등을 통해 등교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의견이 ‘전면 등교’부터 ‘전면 원격수업’까지 서로 엇갈리면서 각 학교별 등교 방침도 다르게 정해지는 등 학교 현장은 혼란에 빠졌다.

같은 지역이라도 등교 방식이 제각각이어서 한 초등학교는 '전교생 전면등교'를, 바로 옆 다른 학교는 '1~2학년은 전면등교, 3~6학년은 등교·원격 병행'을 택하는 곳도 있고 오전은 등교수업, 오후는 원격 수업으로 진행하기로 한 학교도 있다.

또 중학교 1학년은 매일등교, 2~3학년은 격주등교, 고등학교는 반대로 1~2학년이 격주등교, 3학년은 매일 등교하는 학교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학부모들의 불만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개학 이후 오미크론 대유행에 따른 교내 집단감염 확산으로 학생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유은혜 교육부총리는 “2학기부터 전면등교를 시행하겠다”고 자신했다. 학교의 교문을 활짝 열어 아이들에게 학교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돌려주겠다고 했다. 그러던 교육부가 올해 초에는 “전면등교를 고집하지 않고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에 맞춰 학교 밀집도 조정 등 탄력적인 학사 운영을 하겠다”며 정상등교로 말을 바꾸더니,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원격수업 카드를 꺼내 들었다.

“제발 학교에 한 번이라도 와보고 정책을 발표했으면 좋겠다”는 교육계 관계자의 쓴소리를 정부가 곱씹어봐야 할 때다.

[신아일보] 한성원 기자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