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MWC 향하는 임혜숙, MOU 방향은
[기자수첩] MWC 향하는 임혜숙, MOU 방향은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02.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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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글로벌 모바일 전시회 MWC 2022에 첫 데뷔한다. 그는 3월1일 열리는 MWC 장관 프로그램에 참석해 ‘모바일 부문의 미래전망’을 주제로 열리는 세션에서 기조연설 맡았다. 또 국내외 기업들의 전시부스를 돌며 모바일 산업 동향과 트렌드를 살핀다.

눈길을 끄는 건 MOU(양해각서) 일정이다. 임 장관은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와 메타버스 협력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IT업계 화두인 메타버스 분야에서 선도국으로 자리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발표했다.

임 장관의 이 같은 행보는 국내 메타버스 산업에도 나쁘진 않다. 메타버스는 한국정부 차원에서 전폭 지원하는 유망한 산업분야라는 이미지를 글로벌에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선이 고운 것만은 아니다. 메타버스의 법적 지위 확립, 규제해소 등 내부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는 메타버스에 적용할 법률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산학계에선 메타버스를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는 시선과 게임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대립되고 있다. 학계에선 메타버스의 콘텐츠 생산 확장성, 독자적 경제체제 등을 이유로 플랫폼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반면 게임업계에선 ‘로블록스’를 예로 들며 현재 메타버스 플랫폼은 게임과 다를 게 없다는 주장이다. 메타버스를 플랫폼으로 규정할 경우 전기통신사업법, 게임으로 볼 경우 게임산업진흥법을 적용 받는다.

메타버스 사업을 준비하는 사업자 입장에선 어느 것도 달갑지 않다. 게임산업에 속하면 등급분류, 사행성 규제 등을 적용 받는다. 특히 게임법은 ‘게임 내 환전성’을 금지하기 때문에 암호화폐, NFT(대체불가능토큰) 등 블록체인 화폐 생태계를 도입하기 힘들다. 국회에선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이 발의돼 플랫폼 산업 규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GSMA와 MOU 체결 같은 대외 행보는 문제를 뒤로 하고 단순히 이미지 개선 또는 치적 쌓기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임 장관은 GSMA와 어떤 부분에서 메타버스 협력을 약속할까. 기술적인 부분을 교류하기엔 큰 차이가 없다. 이동통신처럼 표준기술을 논의할 분야도 아니다. 정부 차원에선 현실이 반영된 가상세계 메타버스에 적합한 법적체계, 산업을 진흥할 규제완화 방향 등이 꼽힌다. 

MOU는 구속력이 없어 유명무실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임 장관이 GSMA와 실효성 있는 MOU를 맺길 기대한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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