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풍향계⑤호남] 李 '수성' vs 尹 '탈환'… 각자 '총력전'
[대선풍향계⑤호남] 李 '수성' vs 尹 '탈환'… 각자 '총력전'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2.2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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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호남서 지지율 尹 앞서나 이전보다 결집 안 돼
尹, "선거 때만 과자 들고… 뭐 달라졌나" 與 맹폭 

대대로 더불어민주당의 '표밭'으로 분류돼 온 호남의 이번 민심은 어떨까. 여론조사 추이상으로는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를 향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다만 국민의힘이 '지지율 30%'를 목표로 지지율 총력전에 나서 민주당 내부에서는 마냥 방심할 수는 없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오른쪽)가 지난 18일 전남 순천시 연향패션거리에서 열린 '약무호남 시무국가' 순천 유세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오른쪽)가 지난 18일 전남 순천시 연향패션거리에서 열린 '약무호남 시무국가' 순천 유세에서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李 '당 점퍼' 꺼내입고 지지율 집결
지지율 높긴 하나 '압도적 우세' 아냐

이 후보는 'DJ 정신'을 강조하며 지지세를 끌어모은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민주당 소속이긴 하나 그동안 '여의도'가 아닌 성남, 경기 등에 머물러 민주당 주류 인사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이를 의식한듯  호남 순회 일정 1일차던 지난 18일 호남 지역 유세에서 다른 지역에서는 입지 않았던 파란색의 '민주당 점퍼'를 꺼내입고 "호남이 민주당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호남 지역에 정치적 기반을 둔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정세균 상임고문,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도 이 후보를 적극 돕고 있다. 다만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50%를 상회하긴 하나, 현재까지 민주당 후보들이 호남에서 80~90%대 지지율을 기록했던 걸 감안하면 지지율을 더 끌어 와야 한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한국갤럽이 이달 25일 발표한 여론조사(지난 22~2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결과에 따르면 호남 지역에서 이 후보는 63%, 윤 후보는 16%를 각각 기록했다.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47%p로, 거의 절반에 가까울 정도로 벌어진 상황이다.

하지만 대선 중반전에 진입했으나 거대 양당 대선후보가 초박빙 승부를 펼치는 현재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도'를 물었을 때 이 후보는 38%, 윤 후보는 37%를 기록했다. 두 후보간 지지율은 1%p로 오차범위 내에 머무른다. 이 가운데 전통 지지층인 호남에서 '초격차 우세'라고 일컬을 정도의 지지율이 나오지 않아 다소 우려가 된다는 의견이다.

정책 측면에서는 △광주 자동차산업 미래 모빌리티 산업 발전 △인공지능(AI) 특화 대표 기업도시 육성 △ 5·18민주화운동 정신 헌법 전문 명문화 등을 밝혔다. 또 호남에 '에너지 고속도로' 기반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故(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보화 고속도로'를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아시아나 거점공항으로 육성하겠단 정책을 두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신경전을 펼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지난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은 골자의 글을 올리자 이 대표는 직접 "거점공항이 뭔지 알고 하는 이야기냐"고 댓글을 달아 이를 정면 반박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이 후보의 무안공항 발언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긴 기사를 링크한 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원전산업을 걱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금융시장과 항공사 날려먹는 것 정도는 일도 아닐 것 같다"고 비꼬았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도 무안국제공항을 관문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전북 지역 공약으로는 "에너지 대전환과 그린수소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한민국의 그린뉴딜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며 새만금·고창·부안 앞바다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적극 지원하고, '그린수소 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지원하겠다고 했다.

(수원=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4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후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2022.2.24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끝)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 24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연설을 마친 후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尹 '호남 홀대론' 'DJ 정신' 거듭 강조
지지율 30% 근접?… 다른 데선 10%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국민의힘은 지역감정을 타파하겠다며 호남에 적극 표심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지역을 몇 번씩 방문하고, '손편지' 형식의 선거 공보물을 보내는 등 지지율 끌어올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용호 의원과 4선 조배숙 전 의원 등 호남 인사를 적극 영입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이 의원 경우 지난 23일 윤 후보의 방송 찬조연설 '첫 주자'로 뛰기도 했다. 그는 이날 SBS 방송에서 "윤 후보는 무엇보다도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국민통합을 이뤄낼 적임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호남에서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는 시각이다. 그는 지난 23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께서 과거 부산에 대한 지속적 공략을 통해 약 40%까지 민주당 지지율이 나왔던 때도 있다"면서 "호남은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나 견제 의미성을 잘 알고 있는 유권자들"이라고 언급했다. 다소 괄목할 만한 지지율을 획득할 수도 있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호남 지역 주민들 같은 경우 사실 '(윤 후보가) 왜 이렇게까지 하나'라는 의구심을 가진 분들도 있다"며 "말 그대로 진정성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보수정당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정치신인이고, 새로운 정치를 하겠다는 의지로 취약지역 공략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18~19일 전국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지난 21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이 후보는 61.5%, 윤 후보는 27.7%의 지지율로 각각 관측됐다(다자구도상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이 후보 43.7%, 윤 후보 42.2%). 국민의힘이 목표치로 제시한 '30%'에 근사치다.

다만 같은 날 공표된 글로벌리서치 여론조사(JTBC 의뢰, 지난 19~20일 전국 성인남녀 1006명)에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지역 각 후보의 지지율은 이 후보 69.8%, 윤 후보 11.8%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다자구도상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이 후보 34.1%, 윤 후보 42.4%). 

윤 후보는 유세에서 김 전 대통령의 어록을 여러번 인용하거나, "나와 국민의힘은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 정신에 가깝다"며 자신이 'DJ 정신' 계승자라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현재의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과 다르다'고 구분하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 호남 유세에서 故(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민주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익산 유세에서는 이 후보가 휩싸인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계셨다면 저렇게 도시개발사업에 3억5000만원 들고가서 1조원의 시민 재산을 약탈하는 부정부패를 결코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맹폭했다. 아울러 "김대중 대통령이 계셨더라면 광주·순천·나주·여수·무안·전주·완주·익산에 우리 주민들이 원하고 기업이 들어오겠다고 하는 복합쇼핑몰 유치를 아마 먼저 추진하셨을 것"이라며 호남 홀대론을 부각했다. 최근 국민의힘은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를 전면 내세우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표심 획득에 나서고 있다.

또 목포 유세에서는 "지난 5년간 민주당 정권의 외교·안보·경제·정치가 김 전 대통령의 DNA가 담긴 민주당이 맞나"라며 "대장동 부정부패의 몸통, 시장으로서 설계하고 추진하고 승인한 그런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은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이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오히려 "나나 국민의힘이 지금 '이재명의 민주당'보다 더 '김대중(DJ) 정신'에 가깝다"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김대중 정신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선 16일 전주 유세에서도 "선거 때만 되면 예외 없이 과자 들고 나타나서 '이거 준다, 저거 준다' 해놓고 수십 년 동안 더 많이 달라진 게 있는가"라며 호남 홀대론을 자극했다. 그러나 '전두환 옹호' 발언, 개 사과 등의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전적은 호남 지역에서 윤 후보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지역 공약 경우 광주에서는 △도심 광주공항 이전 △광주~대구 달빛고속철도 조기착공 △서남권 원자력의학원 건립을 언급했다. 전남에서는 탄소중립 클러스터 조성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 산업벨트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도 "첨단 우주산업 거점 및 민간주도 우주산업 활성화와 연관기업 유치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시키겠다"면서 고흥에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단 구상도 밝혔다. 화순백신산업특구에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조성, 바이오 산업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겠단 의지도 피력했다.

전북은 '금융중심지 지정', '무주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 공약 등이 눈에 띈다. 윤 후보는 전북 지역 대해 "연기금특화 국제금융도시로 만들어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공개했다. 나아가 지역 기반에 특화된 새로운 금융지 모델을 제시하고 국가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단 설명이다. 지역 현안인 새만금 관련해서는 △군산-김제-부안 새만큼 메가시티 통합 조성 △대통령 직속 새만금 특별위원회 설치·운영 △새만금 국제투자진흥지구 지정 △새만금 국제공항 조기착공 지원 등을 언급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모두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