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이사벨 아옌데 장편소설 ‘바다의 긴 꽃잎’
[신간] 이사벨 아옌데 장편소설 ‘바다의 긴 꽃잎’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2.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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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음사)
(사진=민음사)

‘영혼의 집’의 작가,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 이사벨 아옌데의 최신작이자 스무 번째 소설 ‘바다의 긴 꽃잎’이 출간됐다.

22일 출판사 민음사에 따르면 ‘바다의 긴 꽃잎’은 칠레의 국민 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시 ‘언젠가 칠레’의 한 구절인 “하얗고 새까만 거품을 허리띠를 두르고, 바다와 포도주와 눈(雪)으로 이뤄진 기다란 꽃잎”에서 따온 것으로, 시인과 이사벨 아옌데의 조국 칠레를 가리킨다.

작가가 밝힌 대로 ‘바다의 긴 꽃잎’은 실존 인물 빅토르 페이 카사도의 증언을 바탕으로 그의 생애와 허구의 이야기를 엮은 소설이다.

아옌데 자신 역시 주인공처럼 피노체트 군부독재를 피해 베네수엘라로 망명을 떠나야 했던 경험이 있어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 이방인의 아픔과 비극적인 역사의 상처를 더없이 생생하게 그려 냈다.

그러나 소설은 거기에 머물지 않고, 역사라는 거역할 수 없는 물줄기와 고난 속에서도 우리 인간을 버티게 해주는 사랑과 우정, 그리고 연대에 대해 이야기한다.

숨통을 죄어오는 파시즘을 피해 칠레로 망명해야 했던 2천여 명을 오로지 형제애로 환대한 스페인 영사 파블로 네루다와 칠레 국민들, 그리고 망명객으로 칠레로 건너가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피노체트 군부의 쿠데타와 독재에 맞서 다시 한번 싸움에 뛰어든 주인공 빅토르의 이야기를 읽으며 독자는 자신이 내밀었던 환대와 연대의 손길이 삶과 역사라는 시간 속에서 다시 돌아오고 그렇게 우리가 서로의 존재에 기대어 살아가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이사벨 아옌데가 이 소설에 처음 붙인 제목은 ‘항해(Navefaciones)’였다. 우리 인간은 역사라는 거대한 바다가 일으키는 물결을 거스를 수 없는 미소한 존재이지만, 또 개개인의 삶이라는 물결 위에서 자기만의 배를 타고 나아가는 항해자라는 의미였을까.

펜데믹의 시간 속에서 자기만의 거품 안에 머물러 양극화가 심화하는 지금,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연대와 환대의 손짓을 구하는 어려운 처지의 사람들이 있다. ‘바다의 긴 꽃잎’은 이 환난의 시대에도 우리가 손을 뻗어 사랑과 우정을 나눠야 한다고 뜨겁게 촉구하고, 여전히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상기시킨다.

한편 이사벨 아옌데는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다. 아옌데는 외할아버지에게 쓴 편지를 토대로 한 첫 소설 ‘영혼의 집’을 집필한다. ‘영혼의 집’은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가 됐다. 이후 ‘사랑과 어둠에 대하여’, ‘에바 루나’, ‘파울라’, 그리고 ‘영혼의 집’과 함께 ‘운명 삼부작’이라 불리는 ‘운명의 딸’, ‘세피아빛 초상’ 등을 집필했다.

kny062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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