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4대책 1년…예약티켓만 발행
[기고] 2·4대책 1년…예약티켓만 발행
  • 신아일보
  • 승인 2022.02.0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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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문재인 정부가 획기적인 주택 공급 대책이라고 자화자찬했던 2·4공급대책이 발표된 지 1년이 지났다.

2·4공급대책의 핵심은 △역세권 등 가용지 활용을 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재건축·재개발 절차 단축 및 획기적 인센티브를 주는 공공 직접 시행 정비사업 △공공택지 신규 지정 등을 통해 전국 83만6000호(서울 32만3000호 포함) 부지를 확보하는 사업이다.

서울 30만호 이상과 전국 80만호 이상을 공급한다고 한지 1년이 지난 지금. 과연 주택 공급은 얼마나 늘어났을까?

마침 국토교통부가 최근 2·4대책 1년을 맞이해 주요 성과를 발표했다. 계획 물량 83만호 중에 50만호인 60%를 달성했고 이런 성과들이 효과를 내면서 최근 부동산 시장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아니. 1년 만에 50만호를 공급했다고? 그래서 최근 주택 시장이 안정됐다고?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10만호와 공공정비 3만7000호, 소규모·도시재생에서 3만2800호 그리고 공공택지에서 33만호를 확보했다는 것인데 우선 알아야 할 것은 2·4대책의 공급 숫자는 주택의 입주나 착공이 아닌 부지를 확보한 숫자다.

부지 확보도 토지수용이 완료됐다는 것이 아니고 후보지 선정 또는 구역 지정 정도가 됐다는 의미다.

도심복합사업만 보더라도 목표인 19만6000호 중 10만호 후보지를 확보했고, 지구 지정이 완료된 곳은 1만가구다.

지구 지정이 되더라도 실제 사업이 제대로 추진돼 입주까지 완료될 가능성은 매우 낮고 하더라도 10년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2·4대책 발표 1년 만에 주택 시장이 안정됐다는 것은 시기적으로 안정될 때가 됐고 금리 인상과 대출총량 규제 등의 영향이지 나오지도 않은 공급 계획 때문은 아니라는 말이다.

공공정비사업도 35곳 3만7000호 후보지를 선정했다고 하는데 목표 13만6000호에 비하면 턱없는 숫자며 이 마저도 선정된 후보 구역 중 상당수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달콤한 사탕발림 같은 말만 믿고 동의를 해줬는데 알고 보니 사실과 달라서 반발하는 조합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공공이 주도하는 사업의 특성상 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2·4대책의 공공주도 공급을 이어받겠다고 말하는 대선후보는 아무도 없다.

이재명 후보가 되면 기본주택을, 윤석열 후보가 되면 원가주택을 추진하는데 문재인 정부에서 하던 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말하는 간 큰 국토교통부 간부가 있을까?

그나마 가능성이 큰 것이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개발이다. 정부가 자화자찬한 50만3000호 실적 중 33만3000호가 3기 신도시 등 신규 택지와 사전청약 물량이다. 정비사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짧지만 그래도 토지 수용과 택지 조성, 아파트 건설 등 총사업 기간은 8년 정도 소요된다. 3기 신도시 시범단지 초기 물량 입주가 빨라야 2026~2027년 정도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작년 2월에 발표된 광명시흥 7만호와 8월에 발표된 화성진안 등 12만호는 계획대로 진행이 될지 보장이 없다.

몇 년 전 해외 유명 축구 스타의 노쇼(예약부도)가 논란이 된 적이 있는데 지금 정부는 책임지지 못할 예약티켓을 무리하게 발행해 놓고 실적이 좋다고 자랑질을 하고 있다.

책임지지도 못할 자화자찬 축제를 즐길 것이 아니라 내 집 마련 꿈을 꾸고 있는 실 수요자들을 위해 더욱 현실성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책상 위에서 숫자만 늘리는 공급계획이 아닌 현장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양질의 주택이 적절히 공급될 수 있는 제대로 된 공급 계획과 일관성 있는 추진을 기대해 본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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