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베스틸, '직장 내 괴롭힘' 뒤늦은 사과…총괄책임자 사퇴
세아베스틸, '직장 내 괴롭힘' 뒤늦은 사과…총괄책임자 사퇴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1.2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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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희 대표 "무겁고 참혹한 마음"…'무관용 정책' 강력히 대응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 [사진=세아베스틸]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 [사진=세아베스틸]

세아베스틸은 군산공장 제강팀에서 일하던 30대 직원이 3년 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다.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는 25일 입장문을 통해 “2018년 11월 발생한 당사 군산공장 직원 사망사고와 관련해 많은 분들께 안타까움과 실망감을 전해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무엇보다 소중한 구성원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무겁고 참혹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준두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총괄책임자 대표와 김기현 제강담당 이사는 이번 사건에 책임을 통감하고 자진사퇴했다.

김 대표는 “회사 내에서의 괴롭힘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중한 저희 직원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형언할 수 없는 슬픔 속에 살아가고 계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을 담아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사건과 상처를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그것이야말로 고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이며 유가족분들 또한 가장 바라시는 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세아베스틸은 앞으로 회사의 가치를 위협하거나 훼손하는 불합리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구성원들이 직장에서의 고충이나 양심선언 등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우리의 가치에 반하는 행동이나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목격하거나 직장 생활에서의 괴로움을 느낄 때 ‘회사가 구성원을 지켜줄 것’이라는 안심감을 느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1월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제강팀에서 일하던 유모씨는 전북 군산 금강 하구 한 공터에 세워둔 자신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씨는 유서를 통해 입사 직후부터 반장급 지모씨가 지속적인 괴롭힘과 성추행을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사과문>
안녕하십니까. ㈜세아베스틸 대표이사 김철희입니다.
먼저, 어제 뉴스에 보도된, 지난 2018년 11월 발생한 당사 군산공장 직원 사망사고와 관련하여 많은 분들께 안타까움과 실망감을 전해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송구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회사 내에서의 괴롭힘에 스스로 생을 마감한 소중한 저희 직원의 명복을 빌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형언할 수 없는 슬픔 속에 살아가고 계신 유가족분들께 진심을 담아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를 비롯한 ㈜세아베스틸 경영진 모두는 본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모든 반성과 되돌림의 출발점은, 회사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정 개인의 일탈행위로 치부하기에는, 결코 벌어져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음에도 회사가 미리 파악하고 제어하지 못하였고, 힘든 직원이 목소리를 표출할 통로가 부재했으며 무엇보다 소중한 구성원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무겁고 참혹한 마음입니다.
이에 대한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의 총괄책임자인 박준두 대표이사와 제강담당 김기현 이사가 금일 자진 사퇴를 결정하였습니다.
그 외 관련자 처분은 인사위원회를 조속히 개최하여 명명백백히 밝혀나가고자 합니다.
책임자의 사퇴가, 피해 직원과 유가족의 크나큰 상처에 비견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과 상처를 반면교사 삼아 잘못된 부분은 바로잡고, 두 번 다시 이와 같은 불행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것이야말로, 고인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이며, 유가족분들 또한 가장 바라시는 바라고 생각됩니다.
앞으로 당사는 회사의 가치를 위협하거나 훼손하는 불합리한 행위에 대해 ‘무관용 정책(Zero Tolerance Policy)’으로 강력히 대처할 것입니다. 기업의 원칙을 재확립하고, 사규 및 의사결정 프로세스, 시스템 등을 전면 개정하여 그 어떠한 부담이나 손해를 감내하고서라도 철저히 원칙을 지켜나가는 토대를 만들 것입니다.
또한, 구성원들이 직장에서의 고충이나 양심선언 등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하고 우리의 가치에 반하는 행동이나 용인될 수 없는 행위를 목격하거나 직장 생활에서의 괴로움을 느낄 때, ‘회사가 구성원을 지켜줄 것’이라는 안심감을 느끼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계열사, 지역, 직군 등에서 발생하는 위험 요인들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대비책을 마련해 나갈 것입니다. 이 모든 노력들을 통하여 전 직원이 회사의 가치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뿌리 깊이 내재화하는 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금번 사건으로 인해, 당사에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셨던 많은 분들, 특히 세아의 가치에 대한 신뢰와 자부심으로 살아온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느꼈을 상처와 충격을 감히 가늠조차 할 수 없습니다. 회사는 이들이 마음과 신뢰를 조속히 회복하는 데 진심과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세아를 믿고 입사하신 소중한 우리 구성원들과, 자녀와 배우자를 보내주신 세아 가족분들께 부끄럽지 않은 회사, 자랑스러운 회사가 되기 위해 더욱 변화하고 발전해 나가겠습니다.
다시한번 이번 일로 실망감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