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산업, 인플레이션 리스크 다양한 접근 필요
보험산업, 인플레이션 리스크 다양한 접근 필요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1.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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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硏 "손보, 실손보험 등 비례 보상 문제로 생보보다 부담 커"

통상 보험산업이 체감하는 인플레이션인 '클레임 인플레이션'보다 소비자물가지수(CPI) 인플레이션이 상회하기 때문에 보험산업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는 국면에서 CPI 인플레이션 확대 따른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23일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표한 '인플레이션과 보험산업'에 따르면, CPI 인플레이션 확대는 실손의료보험 및 자동차보험과 같이 손실보상이 비례 보상이고, 자기부담금이 존재하는 보험계약의 보험금 청구액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손해보험사에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생명보험사도 계약 가치 축소로 보험 수요가 줄고 계약해지가 늘어나는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만, 금리가 동반 상승함에 따라 이러한 영향이 상쇄될 수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은 물론 코로나19 상황이 연관되며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보험산업은 다양한 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CPI 인플레이션 확대는 대차대조표(자산 및 부채 가치)와 자산운용, 보험 수요, 보험금 청구액, 사업비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보험회사 건전성과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CPI는 그 나라에서 소비되는 대표적인 품목을 이용해 계산된 것으로 동 지수 변화에 재화나 서비스의 품질 개선 정도가 반영되지 않으며, 새로운 품목이 등장하더라도 동 지수 계산에 포함되지 않는데 반해, 보험금 청구액에는 이러한 모든 것이 반영되고 포함되기 때문에 소비자물가와 보험산업이 체감하는 물가 간에 괴리가 발생한다"고 짚었다.

품질이 개선된 신규 모델의 자동차가 출시될 때 이전 모형보다 가격이 상승하고 부품 비용과 수리비도 증가하지만, CPI 계산 시 품질 개선 부분이 제외돼 자동차 가격에 큰 변화가 없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00년부터 2020년 사이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15% 상승했지만 CPI 품목의 신차 가격은 6% 하락했다.

또한, CPI 계산에 이용되는 재화나 서비스 품목과 보험상품과 관련된 품목이 같지 않은 점도 소비자물가와 보험산업이 체감하는 물가를 차별하는 요인이다. CPI 인플레이션 확대는 손실 보상이 정약이 아닌 실손비례이며, 자기부담금이 존재하는 손해보험산업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다. 실손비례 보상의 경우 보장금액에 한도가 있더라도 한도 내에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보험금 청구액이 증가하는 한편, 자기부담금을 초과하는 청구 건수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생명보험산업의 경우 CPI 인플레이션의 부정적인 영향이 손해보험산업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금리가 상승하면 자산이 부채보다 투자자금의 평균 회수 기간이 짧기 때문에 부채시가 평가 시 자본이 증가하고 건전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난다.

윤 선임연구위원은 CPI 인플레이션 위험을 완화는 방법으로 △계약·갱신 기간 단축 △보험계약 시 보험료 △자기부담금 등을 물가지수에 연동 △재보험 활용 △인플레이션 파생상품 투자 △인플레이션과 상관관계가 높은 자산 비중 확대 등이 제시되고 있으나 비용도 크고 쉽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최근 확대되고 있는 CPI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상황과 연관돼 있어 장기간 지속될 것인지 단기간에 그칠 것인지 매우 불확실하기 때문에 보험산업에 대한 영향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어서 "이에 CPI 인플레이션과 클라임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인플레이션 시나리오를 통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