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즌' 돌입…은행권, 인증서 '춘추전국시대'
'연말정산 시즌' 돌입…은행권, 인증서 '춘추전국시대'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1.1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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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시대 본격화에 생태계 노림수 부각
당국 신제도 도입 교감할 포인트…확장성 상징
KB국민은행은 인증서 개발전쟁에서 가장 앞선 은행으로 평가된다.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인증서. (사진=KB국민은행)

연말정산 시즌이 시작되면서, 은행권이 '인증서'를 통한 고객잡기에 분주하다.

지난 2020년12월 '공인인증서'가 폐지되고 사설인증서 사업 문이 열리면서 코로나19 방역패스로 인증서 시장을 넓혀가는 네이버·카카오와 정면 승부에 나선 것.

연말정산에 많이 쓰이는 손택스(모바일 홈택스)를 통한 인증서 가입 확대로 빅테크 업체들과 맞선다는 방침이다. 

18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이번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는 공인인증서를 대체하는 '공동인증서'는 물론, 카카오, 네이버, 이동통신 3사의 패스(PASS), 삼성패스, NHN페이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모두 8개사의 인증서가 각축전을 벌이게 된다.

지난해에는 PC 홈택스에서만 민간 인증서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스마트폰에서도 손쉽게 연말정산 자료를 조회할 수 있는 손택스까지 사용이 확대되면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증서 사업은 수수료 수익 창출과 함께 마이데이터 등과 결합해 다양한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해 부수적인 이익을 낼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은행권에서도 인증서 '대전(大戰)'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연말정산 시즌에 발 맞춰 몇몇 은행에서는 인증서 가입 고객 대상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KB국민은행은 2019년 7월 가장 먼저 인증서를 내놓은 바 있고, 지난 2020년 연말정산 때부터 KB모바일인증서를 통한 간편인증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모바일(손택스)에서도 간편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편의성을 높였다. 국민은행과 처음 거래하는 고객도 본인명의 스마트기기와 신분증만 있으면 영업점 방문없이 발급할 수 있다. 또 패턴 및 지문·Face ID 등으로 간편하게 로그인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연말정산 시즌을 맞아 인증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연말정산 시즌 

인증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은 지난해 11월 금융권 처음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인정을 받은 전자서명인증서비스를 내놨다. 국세청 홈택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와 함께 정부24, 질병관리처 COOV 등 공공기관 업무에 신한인증서를 통한 간편 인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발을 넓혔다. 또한 유효기간이 3년으로 매년 갱신하는 번거로움 없이도 생체 인증 및 PIN 번호 입력만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전자서명인증사업자로 선정된 기세를 몰아, 현재는 공공기관 등에서 사용할 수 있게 범용성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우리은행도 사설인증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금융결제원의 금융인증서(공동인증서)를 우리은행 모바일뱅킹앱 환경에 맞게 변형한 'WON금융인증서'를 활용해 왔다. 범용성과 안정성 측면에 우수한 방식이고 홈택스나 정보24, 국민신문고 등에서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화되면, 결국 우리은행에도 자체 솔루션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독자적 사설인증서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데이터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결국 전자서명 인증서를 이용하는데, 신한은행이든 국민은행이든 다른 은행권 인증사업자의 플랫폼으로 들어가 버리면 생태계 구축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 사설인증서 개발구축 사업이 계속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내년 하반기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 내년 연말정산에는 은행 인증서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사설인증서 도입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비롯한 정부의 신제도 도입에 신속히 대응하려는 은행의 복합무기로 부각되고 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