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결코 멈춰서지 않을 것"… 다시 대선 트랙 위로
심상정 "결코 멈춰서지 않을 것"… 다시 대선 트랙 위로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1.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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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정의당 사이 간극 좁히기… '조국 사태' 거듭 사과
단일화·사퇴 無… "집행부 중심 '슬림한 선대위' 꾸릴 것"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1.17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끝)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대국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7일 오랜 침묵을 깨고 "약속드린다. 나 심상정은 결코 여기서 멈춰서지 않겠다"라고 입을 열었다. 지난 12일 돌연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숙고에 들어간지 닷새 만이다. 심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심상정 후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께 심상정과 정의당의 재신임을 구하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내가 대선 일정을 멈춘 건 단순한 지지율 때문이 아니다"라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나와 정의당이 손잡아야 할 분들과의 거리가 아득히 멀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칩거 배경을 밝혔다. 일정 중단 사태 당시 정의당 안팎에서는 심 후보가 거대 양당 대선후보가 사법·도덕성 리스크에 휩싸였음에도 불구 높은 지지율을 구가하는 현재 상황, 즉 정의당이 대안세력으로 자리잡지 못하는 상황에 문제의식을 지니고 숙고 절차에 들어갔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의당 역시 '후보가 중도 사퇴나 단일화를 고민하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특히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그동안 정의당과 심상정이 대변하고자 했던 노동자들이나 약자들한테마저도 제대로 호응, 지지를 못받는 상황을 엄중하게 보며 이에 대한 소회, 반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역대 비호감 선거가 벌어지고 있는데 진보 정당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 같다)"라고 밝힌 여영국 대표의 말도 이를 뒷받침한다.

심 후보는 "소명을 이루기 위해 선거 제도 개혁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그 과정에서 진보의 가치와 원칙이 크게 흔들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국회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가 오간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을 찬성하며 지지 세력으로부터 거세게 규탄받는 등 정치 기반에 다소 타격을 입게 됐다. 심 후보는 당시 정의당 대표였다. 이때 발생한 유권자와 정의당 사이 유리감을 좁히지 못했다 보고 거듭 자세를 낮춘 것이다.

심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진보정치의 새로운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고심했다"면서 앞으로 선거운동 방향성을 명확히 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어렵다고 남탓하지 않고, 지지율에 연연하지 않겠다. 손해를 보더라도 원칙은 지키고 어렵더라도 피해가지 않겠다"며 "녹색(환경)과 여성, 노동의 목소리가 울려 퍼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진보의 성역처럼 금기시 돼 있는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공론화를 시작하고, 생각과 입장이 다른 사람들과도 만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은 향후 전반적인 대선 기조를 설명하는 자리로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 쇄신안 등 구체적인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현재 당 공식 선대위는 심 후보 칩거 기간 중 해체했다. 이와 관련해 심 후보는 "이번 선대위 구성에서 외부 인사 영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이들의 결합이나 합류는 다른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선대위는) 집행부 중심으로 슬림하게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