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제네시스 'G90', 최고급 세단 력셔리 편의성 '매력'
[시승기] 제네시스 'G90', 최고급 세단 력셔리 편의성 '매력'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1.16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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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풍채, 매끄러운 외관…쇼퍼 드리븐 체험해보니
제네시스 ‘G90’. [사진=이성은 기자]
제네시스 ‘G90’. [사진=이성은 기자]

제네시스 최고급 세단 ‘G90’은 다양한 편의사양을 바탕으로 최첨단 럭셔리 자동차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다만 최첨단 기능을 강조한 주행보조기술 홍보는 자칫 운전자들의 부주의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지난 11일 경기 용인 제네시스 수지에서 열린 G90 미디어 쇼케이스, 시승회에서 만난 G90은 운전석과 뒷좌석 모두 첨단사양으로 무장했다.

시승차는 ‘3.5T-GDi’로 4륜구동(AWD), 5인승 스탠다드 시트가 적용된 모델이다. 시승은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네시스 수지까지 약 20분간 뒷좌석에서 앉아 다른 운전자가 주행하는 차량을 경험하는 쇼퍼 드리븐(Chauffeur Driven) 체험으로 시작됐다.

◇당당한 풍채, 매끈한 선 강조된 외관

G90의 외관은 전반적으로 풍채 있는 모습과 함께 매끈한 선이 인상적이었다.

전면부에 신규 적용된 크레스트 그릴은 G90의 풍채를 대변한다. 그릴은 단순히 양옆으로만 커지지 않고 전면 아래까지 뾰족한 모양으로 디자인돼 가득 채워진 모습이다. 특히 그릴에는 제네시스 고유의 디자인 패턴 지-매트릭스(G-Matrix)를 엇갈리게 쌓아 입체적 디자인을 강조한 ‘레이어드 아키텍처(Layered Achitecture)’가 적용돼 고급감을 높였다.

전면부에서 측면으로 이어지는 제네시스 특유의 두 줄 램프 디자인은 제네시스 모델 중 가장 가느다란 두께가 적용됐다. 램프만 보면 주간주행등, 방향지시등과 같은 다양한 등이 구분되지 않는다. G90은 하향등, 방향지시등을 통합한 주간주행등, 상향등 렌즈를 교차 배열해 두 줄 디자인 램프에서 모든 등을 켤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하향등의 경우 모듈 1개당 200여개의 마이크로 옵틱 렌즈를 적용했다. 램프를 보면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램프와 비슷한 네모 모양의 렌즈들이 더욱 작게 박혀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제네시스 ‘G90’ 전면부 두 줄 램프. [사진=이성은 기자]
제네시스 ‘G90’ 전면부 두 줄 램프. [사진=이성은 기자]

또 G90은 후드와 펜더를 하나의 패널로 구성해 패널 사이 이음새가 최소화되면서 전반적으로 매끈한 디자인이 강조됐다.

측면부도 창문 아래쪽을 따라 트렁크까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는 선과 바퀴를 감싸는 펜더의 선으로 더욱 차체 풍채가 더욱 강조됐다. 특히 시동을 끈 상태에서는 문손잡이가 튀어나오지 않아 매끈한 디자인이 도드라져 보였다.

C필러는 두터우면서도 뒷유리에서 트렁크로 이어지는 선이 일직선에 가까워 매끈한 차체 디자인이 더욱 강조됐다.

후면부는 두 줄의 리어 콤비램프가 트렁크를 따라 길게 이어져 두 줄 램프을 부각하는 제네시스 특유의 디자인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번호판, 후진등 등 기능적 요소는 트렁크 아래로 내려와 디자인적 요소가 더욱 강조되도록 했다.

◇심포니 홀을 감상하고 살균할 수 있는 실내

실내는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눈에 들어오기도 전에 다양한 고급 편의사양이 돋보였다.

쇼퍼 드리븐을 체험하며 가장 먼저 뒷좌석에서 마사지 기능을 경험했다. 마사지 기능은 암레스트에 탑재된 터치 스크린을 조작해 이용할 수 있다. 마사지는 △어깨 아래부터 허리, 엉덩이 윗부분까지 전반적 부위와 △허리 △엉덩이 위 △어깨 아래 등 부위별로 10분, 15분, 20분 단위로 가능했다. 마사지 강도는 3단계로 나뉘었다.

탑승자 분위기를 맞춰주는 무드 큐레이터 기능도 탑재됐다. 바이탈리티(Vitality), 딜라이트(Delight), 케어(Care), 컴포트(Comfort)로 구성된 무드 큐레이터는 설정한 기능별로 지친 심신을 편하게 해 주는 음악, 무드등, 마사지, 향, 뒷좌석 햇빛 가리개 등이 자동 작동한다.

제네시스 ‘G90’에 탑승해 다른 운전자가 주행하는 차량을 경험하는 쇼퍼 드리븐(Chauffeur Driven) 체험 모습. [사진= 이성은 기자]
제네시스 ‘G90’에 탑승해 다른 운전자가 주행하는 차량을 경험하는 쇼퍼 드리븐(Chauffeur Driven) 체험 모습. [사진= 이성은 기자]

앞좌석 헤드레스트 뒤에 설치된 10.2인치 터치 스크린을 통해 영상 시청, DMB 등 즐길 거리와 내비게이션 화면 등 정보를 볼 수도 있다. 이외에도 지도, 블루투스 헤드폰, 골프, 부동산, 라디오, 음악, DMB, 실내 무드 조명 등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기능이 적용됐다.

특히 차량이 처음 출발하면 영상 시청 도중에도 팝업창을 통해 목적지까지 남은 시간을 자동으로 알려준다. 뒷좌석 승객은 주행 도중에도 디스플레이 화면 조작을 통해 목적지를 직접 변경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차량 안에 퍼지는 입체적 음향은 고급감을 더했다. G90은 세계 처음으로 ‘버추얼 베뉴(Virtual Venue)’를 적용했다. 버추얼 베뉴는 23개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 있는 뱅앤올룹슨의 프리미어 3차원(D) 사운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보스턴 심포니 홀’, ‘뱅앤올룹슨 홈’ 등 음악 감상에 최적화된 공간의 음장 특성을 재현한다. 제네시스는 뱅앤올룹슨과 협업해 보스턴 심포니 홀에서 음장 특성을 직접 측정했다.

다만 DMB, 일반 음악 등 상황에 따라 음향을 자동으로 맞춰주지 않는다. 탑승자가 음향을 직접 바꿔주지 않으면 심포니 홀 음향 설정 후 음악을 듣다가 DMB로 TV를 시청할 때 심포니 홀 음향으로 TV 소리를 듣게 된다.

제네시스 ‘G90’ 뒷좌석 내부. [사진=이성은 기자]
제네시스 ‘G90’ 뒷좌석 내부. [사진=이성은 기자]

최근 코로나19 등으로 관심이 높아지는 살균 기능도 탑재됐다. 특히 코로나균도 없앤다는 제네시스의 주장이 인상적이었다.

암레스트 수납공간에는 UV-C LED 램프가 있다. UV-C LED 램프 휴대전화 등 소지품을 넣고 수납공간 커버를 닫으면 10분 동안 UV-C LED 램프가 작동한다. UV-C LED는 LED 색상 등이 눈에 보이지 않아 기능을 켰는지 잘 확인해야 한다.

제네시스가 제안한 시험방법으로 국제시험·검사기관 인터텍(Intertek)에서 시험한 결과에 따르면, UV-C LED는 대장균, 폐렴균, 황색포도상구균 등을 99% 이상 없앤다. 특히 제네시스는 UV-C LED로 10분 살균 시 코로나균도 99% 이상 제거한다고 주장한다. 코로나균 살균 검사는 전북대학교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에서 진행됐다. 코로나균 살균 시험은 아직 국가 공인 시험인증기관이 없다.

UV-C LED를 통한 살균 효과는 LED가 비춰지는 곳에만 발생한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를 넣을 때 바닥면에 닿은 부위를 살균하기 위해선 뒤집어줘야 한다.

이외에도 G90에는 시트, 암레스트 커버, 카 매트 등 탑승자의 신체가 닿는 부위에 항균 코팅·처리된 소재를 적용했다.

◇버튼 하나로 여닫는 문…다양한 편의기능 부드러운 주행 도와

쇼퍼 드리븐 체험에서 느끼는 첫 출발 주행감은 전기차와 같았다. 출발 했는지 모를 정도로 조용했다.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네시스 수지까지 향하는 동안 차체, 바닥면, 옆 차선 차량, 풍절음 등 외부 소음을 느낄 수 없었다.

제네시스 ‘G90’ 뒷좌석에 탑재된 10.2인치 터치 스크린. [사진=이성은 기자]
제네시스 ‘G90’ 뒷좌석에 탑재된 10.2인치 터치 스크린. [사진=이성은 기자]

울퉁불퉁한 도로 주행에서도 덜컹거림을 느끼기 힘들었다. G90에는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 등이 적용됐다.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는 주행 조건, 드라이브 모드에 따라 에어 스프링 강성을 3단계로 조절에 최적의 주행감각을 제공한다. 액티브 로드 노이즈 컨트롤은 노면으로부터 발생하는 소음의 반대 위상 주파수를 스피커로 송출해 주행 중 실내 정숙성을 높여주는 기능이다.

이외에도 뒷좌석 문 쿼터 글라스를 포함해 앞면, 뒷면, 전체 문에 이중 접합 차음 유리를 적용해 조용한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

쇼퍼 드리븐 체험에 이어 제네시스 수지에서 CGV 드라이브 인 곤지암을 거쳐 수원컨벤션센터로 향하는 직접 주행에 나섰다. 주행 구간은 왕복 약 126킬로미터(㎞) 거리였다.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는 문 손잡이가 나와 있지 않았다. 손잡이에 손을 대면 문이 자동으로 열린다. 시동을 켠 상태에서 문을 잡아당겨 열 땐 문이 15도가량 자동으로 열렸다. 다만 문을 잡아당기는 힘을 어느 정도 가해야 할지 모호했다. 문을 너무 약하게 잡아당기면 자동으로 열리지 않았다.

문은 차량 안에서도 ‘이지 클로즈’ 버튼을 통해 자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었다. 문에 손가락 등 끼임 방지 사고를 위한 기능도 적용됐다. 문 틈 사이에 물체를 접촉하면 자동으로 닫히던 문이 멈췄다. 종이 가방을 말아 시험해 보니 종이가 약간 구겨진 뒤 다시 열렸다. 종이에 구겨진 자국이 남진 않을 정도였지만 손가락이 닿았다면 문이 손가락을 약간 누를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운전석에서 느낀 G90은 뒷좌석에서 느낀 고급스런 인테리어와 편안한 주행감을 이어갔다.

제네시스 ‘G90’ 문에 적용된 ‘이지 클로즈’ 등 다양한 버튼. [사진=이성은 기자]
제네시스 ‘G90’ 문에 적용된 ‘이지 클로즈’ 등 다양한 버튼. [사진=이성은 기자]

운전석에서 바라 본 실내는 얇은 송풍구가 길게 이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지-매트릭스 패턴을 유리 소재로 구현한 전자식 변속 조작계 등으로 고급 감각도 돋보이게 했다.

주행 시에는 부드러운 묵직함이 느껴졌다. 그만큼 편안하면서도 안정감 있고 부드러운 주행이 가능했다. 특히 시승 시 아직 도로에 남은 눈이나 미끄러운 구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정감이 돋보였다. G90은 눈길이나 빗길과 같은 미끄럽고 불안정한 노면 상황을 자동 감지해 전후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하는 AWD 시스템을 갖췄다.

운전석에서도 시속 100㎞ 이상, 터널 등 주행 시 풍절음이 전혀 들리지 않아 편했다. 드라이브 모드 버튼을 길게 누르면 작동되는 쇼퍼 모드는 부드러운 주행감각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줬다.

대형 세단을 운전하는 부담은 편의기능으로 덜었다.

앞 유리에 표시되는 헤드업 디스플레이, 계기반에 나타나는 내비게이션 등은 편안한 주행을 도왔다. 특히 계기반에 도로 전방을 카메라 화면으로 비추고 도로 위에 가야할 방향을 표시하는 내비게이션 기능이 유용했다.

다만 제네시스 차량에 처음 적용된 직접식 그립 감지 시스템은 편하지만 적극 홍보할 만한 기능인지 고민이 필요해 보였다. 제네시스는 G90 소개 책자를 통해 이 시스템을 “휠(운전대)을 가볍게 터치하는 것만으로도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관련 일부 경고음을 쉽게 해제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소개했다.

홍보대로라면 고속도로 주행 보조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 작동 시 운전대에서 손을 놓고 운전대를 잡으라는 경고를 간단한 손 터치만으로 끄면서 주행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운전자가 주행에 개입하지 않을 수 있는 주행 수준은 레벨3부터 가능하다. G90은 아직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기능을 갖추지 않았다.

제네시스 ‘G90’ 운전 시 볼 수 있는 계기반 내비게이션 기능. [사진=이성은 기자]
제네시스 ‘G90’ 운전 시 볼 수 있는 계기반 내비게이션 기능. [사진=이성은 기자]

[신아일보] 이성은 기자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