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는 오는 2월15일부터 입점 판매자(오픈마켓 셀러)를 대상으로 선결제 배송비 수수료를 부과한다. 유료배송 판매자 입장에선 수익이 소폭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로 바뀌는 셈이다.

선결제 배송비는 소비자가 유료배송 상품을 주문할 때 해당 플랫폼을 통해 미리 결제하는 배송비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지난 13일 오픈마켓 판매자들에게 ‘수수료 이용료 기준 변경’을 공지했다.

11번가는 그 동안 상품 판매가격의 9~13%(패션·식품·가전 등 카테고리별로 상이)를 서비스 이용료(판매수수료)로 부과해 왔다.

하지만 오는 2월15일 자정 이후 주문 건부터는 판매수수료 외에도 선결제 배송비에 대한 수수료 3.3%(부가세 포함)를 별도로 부과할 방침이다. 

이에 해당 판매자들은 소비자가 상품금액 결제 시 함께 지불한 택배비에서 해당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11번가로부터 정산 받게 된다. 

가령 판매가 1만원, 옵션가 3000원, 카테고리 수수료 13%, 선결제 배송비 3000원인 상품을 판매했다고 가정하면, 변경 전 판매자는 11번가로부터 1690원(1만원+3000원에 수수료율 13%를 곱한 금액)을 제외하고 정산을 받는다.

반면 변경 후에는 1690원에 99원(배송비 3000원에 수수료율 3.3%를 곱한 금액)을 더한 1789원을 제외하고 정산을 받는다.

오픈마켓 플랫폼은 전자상거래 피해 방지와 소비자 보호를 위해 소비자 결제대금을 예치했다가 물품 배송이 확인(소비자의 구매확정)된 후 판매자에 정산해주는 ‘에스크로’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때 플랫폼은 서비스 이용료 명목으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정산해주고 있다.

실제 G마켓·옥션·G9는 지난 2021년 1월15일부터 선결제 배송비에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또 네이버·쿠팡·인터파크·티몬·위메프 등도 선결제 배송비 수수료를 떼고 있다. 롯데온은 판매수수료 외에 별도로 부과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11번가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판매자들에게 제공했던 혜택을 줄여 조금이나마 손실을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1번가는 2019년 1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듬해인 2020년 바로 적자 전환(-98억원)한 데 이어 2021년 3분기 누적 369억원의 적자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판매자 혜택 차원에서 선결제 배송비 수수료를 부담해오다 수익적인 부분 등을 고려해 11번가에서 시장 수준으로 맞춰 정상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선결제 배송비 수수료 부과로 상품가격을 낮추고 배송비를 과도하게 책정하는 악성 셀러를 제재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11번가는 판매자 대상 정산을 정확히 하면서 별도의 지원정책을 지속 선보이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11번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또 통상적으로 대행하는 선결제 배송비에 대한 수수료를 부과하는 게 맞지만 판매자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혜택을 제공해 왔다. 유료배송 판매자 비중이 높지 않고 실제 부담되는 수수료도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확하게 비용을 계산해 정산하는 대신 판매자들의 더 좋은 판매활동을 도울 수 있는 지원정책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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