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일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올 것이 왔다'는 반응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번 인상 결정으로 이제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팬데믹 이전인 1.25%로 복귀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8월과 11월 금리 인상 조치가 있었지만, 이번에 팬데믹 전 수준으로 돌아간 점은 '유동성 정상화'의 의지를 극명히 드러낸 상징적 조치로 풀이된다.
연초부터 올린 점은 3월 대선에 앞서 한 차례 이상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금통위 내부적으로 힘을 얻은 결과물로 해석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이미 인상 필요성을 누차 강조해 왔고, 대선 전에 이 총재가 직접 총대를 맬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높게 점쳐 왔다. 미국 역시 긴축 기류가 강조되면서 빠르면 3월 기준금리 인상이 예측되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앞으로 금리 등 유동성 정상화 정책을 어떻게 펼칠지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를 3회 인상, 1.75%까지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1월이나 2월에 올릴 가능성이 각각 반반"이라는 주장을 펼쳐 왔다. 그는 인상시 여러 문제점이 수반되더라도, 한국은행이 연초에 한 차례는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이유들이 누적돼 온 게 사실이라 1회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한국은행이 그야말로 대선 직전에 인상하는 방안보다는 정치적 부담이 '조금이나마' 덜 실리는 1월로 판단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교수의 발언 맥락을 보면, 대선 전에 연달아 두 번을 올릴 필요는 적어 보인다.
이번에 금리를 올린 자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정무섭 동아대 국제무역학과 교수는 "우리 기준금리와 경제상황은 미국과 다르다. 경기가 회복되고 단순히 물류 문제와 이로 인한 임금 고성장을 겪고 있는 미국과, 현재 자산에 거품이 낀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하락을 위해 금리 인상 카드를 유용한 카드로 생각하는 우리 상황을 같이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히토츠바시대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면서 일본 경제를 20년 이상 괴롭힌 '버블 붕괴'의 시작과 초기 진행을 직접 관찰한 경험자다. 정 교수는 "부동산 시장에서 급격히 거품이 꺼질 경우 경제 전반에 큰 위험이 미칠 수 있고, 우리 경제 펀더멘털이 이를 감내할 수준인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금리 인상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당부했다.
[신아일보] 임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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