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M&A 난항…합병 불발시 대우조선 '악재' 우려
현대重 M&A 난항…합병 불발시 대우조선 '악재' 우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1.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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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EU 경쟁당국, LNG 운반선 분야 독점적 지위에 불허할 것"
호황에 당장 문제없지만 장기화 시 타격, 포스코·한화 수면 위로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지난해 인도한 17만4000입방미터(㎥)급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사진=한국조선해양]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M&A)은 난항이 예상된다. M&A 불발시 한국조선해양 타격은 적은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악재가 예상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AFP 등 주요 외신은 EU(유럽연합)가 기업결합 심사 불허 통보 예정 소식을 보도했다. EU 집행위는 지난해 11월 3년간 끌어온 심사를 재개하고 오는 20일까지 결론 낼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마지막까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는데 집중한다는 방안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 결과를 예단해서 말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현재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 현재 카자흐스탄, 싱가포르, 중국으로부터 무조건 승인을 얻었다. 한국, EU, 일본의 승인만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기업결합 심사 승인 필수 지역인 EU에서 승인을 얻지 못하면 다른 국가에서 승인이 나와도 M&A는 불발된다.

EU의 반대 이유는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분야 등의 독점적 지위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LNG 운반선 분야에서 6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EU 집행위에 건조 기술을 이전하는 조건 등을 내걸며 설득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조선해양은 EU 집행위로부터 기업결합 불허 결정을 받아도 이의제기를 통해 추가 심사를 받을 수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EU 집행위로부터 기업결합 불허 결정을 받으면 구체적인 결정문을 살펴 본 후 이의제기 여부를 판단한다.

EU 집행위로부터 불허 결정을 받고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 최악의 경우에도 타격은 적을 전망이다.

당초 양사 M&A는 산업 재편을 통해 경쟁과열, 저가 수주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한국조선해양은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인수자금 1조5000억원을 다른 곳에 투자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도 현재 조선업계가 수주 호황을 맞는 ‘슈퍼 사이클’에 접어든 만큼 당분간 경영상 문제는 없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약 3년치 수주 잔량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은 피인수가 무산되고 장기간 다른 인수기업을 찾지 못하면 악재다. 또 다른 인수기업 후보 중 삼성중공업도 LNG 운반선 독점 우려를 이유로 대상에서 제외될 수밖에 없다.

이런 까닭에 현재 인수 후보군으로 포스코와 한화 등이 지난 2008년에 대우조선해양 매각 이슈에 이어 다시 떠오르고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시장이 좋아서 조선사 3곳이 모두 수주 잘하는 상황이라 지금은 문제가 없지만 나중에 시황이 좋지 않아 수주가 힘들어지면 3사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이라며 “미래 경쟁력을 감안하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은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