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대체식품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제언
[기고] 한국 대체식품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제언
  • 신아일보
  • 승인 2022.01.13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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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훈 주식회사 외식인 대표이사
 

제레미 러프킨의 ‘육식의 종말’이라는 책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소를 사육하려면 초지(풀밭)가 필요하고, 그 초지를 구성하기 위해서 대규모의 열대우림이 사라진다. 또 소에게 먹일 사료인 작물을 재배하는 과정에서도 탄소배출은 불가피하다.”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소가 먹을 작물을 재배하는 것 뿐만 아니라 소가 배출하는 가스도 환경을 오염시킨다. 소가 먹이를 먹고 소화시키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방귀나 트림에서 메탄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 전 세계에 식용으로 사육되는 소가 15억7000만마리다. 그 소들이 발생시키는 메탄가스가 1억8000만톤(t)이다. 이것이 바로 세계적으로 육류 소비를 지양하고 이를 대체할 식품을 개발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그리고 이 개발 과정에서 푸드테크가 적용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식품산업의 푸드테크 적용 실태와 과제-대체축산품과 3차원(D) 식품 프린팅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세계 대체식품 시장규모는 식물기반 대체식품을 중심으로 2018년 기준 96억2310만달러이며, 2025년까지 연평균 9.5%씩 증가하여 178억5860만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외국에 비해 한국의 푸드테크를 활용한 대체식품 연구는 미진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일본, 유럽(네덜란드)처럼 정부 정책지원과 신식품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대체식품의 공공적 역할에 대한 인식 공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기술기반 신산업으로서의 다양한 분야 간 학제적 연구를 위한 생태계 조성이 중요하고 민간이 생태계의 중심 역할을 담당하나, 일본이나 네덜란드에서는 정부도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주지 할 필요가 있다고도 전한다.  

현재 국내 대체식품은 해외의 원천 소재나 기술을 이용하여 단순 배합조절을 통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식물성 고기나 계란 관련 원천 소재나 제품이 개발되고 출시되기 시작했다. 

대체식품 사업화를 위한 식품기업의 애로사항은 기술 개발·확보(26.5%), 시장정보 획득(20.6%), 대체식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 부족(14.7%), 전문인력 부족 (11.8%), 관련 규격 및 기준 규제(11.8%)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식품산업은 푸드테크를 이용해 기술기반 산업화를 통해 혁신적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 자원에너지 사용 및 환경오염 저감 동물복지·윤리적 소비 등의 공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 

식품산업이 푸드테크 적용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신기술·제품 개발과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혁신적 산업생태계의 구축과 선제적 규제 정비 및 갈등요소 완화가 요구된다. 

푸드테크 산업화를 위해 정부의 대책 수립이 필요한 과제는 다음과 같다. 우선 기술·소재 개발을 위해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기업 R&D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산·학·연 또는 기업 간 다양한 형태의 개방화 된 혁신적 R&D를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또 민간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선순환적인 금융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 

엔젤투자와 크라우드펀딩 등 스타트업의 초기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세제상의 혜택을 확대하고 푸드테크 기업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켜야 한다. 푸드테크 기반 기업에 투자·보육하는 푸드테크 액셀러레이터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국민 홍보와 정보 제공, 그리고 갈등요소가 해소돼야 한다. 공공성 목적을 지닌 정보 제공과 분야별 인터페이스와 플랫폼이 구축돼야 한다. 신식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축산업 등 기존 식품업계와의 갈 등 등 발생 가능한 문제에 대해 조기에 대처할 준비도 필요하다.
 

/ 조강훈 주식회사 외식인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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