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맞불'…LG·SK, LFP 배터리 반격 시동
중국에 '맞불'…LG·SK, LFP 배터리 반격 시동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1.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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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경쟁력·안전성↑…테슬라·벤츠·BMW 채택
세계 1위 중국기업 지배력에 대항 "역량 충분"
삼성SDI "LFP 아닌 코발트프리 방식으로 대응"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온]
SK온의 파우치형 배터리. [사진=SK온]

국내 배터리 1·2위 기업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중국에 맞불을 놨다.

각사는 LFP 배터리보다 성능이 뛰어난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에 주력하면서 세계 1위 중국기업의 주력방식인 LFP까지 채택해 경쟁력을 강화한다.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의 시장지배력을 끌어내린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전성과 가격경쟁력, 품질까지 갖춘 LFP 배터리는 앞으로 수요가 확대된다. LFP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9월 16.8%에서 2021년 1∼9월 26%로 10%포인트(p) 가까이 상승했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 대신 저렴한 철·인산염을 사용해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니켈 대신 철을 함유해 폭발에 대한 위험성이 현저히 낮다. 배터리는 통상적으로 니켈 함량이 높아질수록 폭발 위험성도 커진다.

이런 까닭에 글로벌 전기자동차 1위 기업 테슬라는 모델3·Y에만 적용하던 CATL LFP 배터리를 앞으로 모든 기본형 모델에 확대 장착한다. 메르세데스 벤츠·폴크스바겐도 LFP 배터리 탑재를 발표했다.

하지만, LFP 배터리 시장은 이미 세계 1위 CATL과 BYD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선점한 상태다. LFP 배터리는 NCM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낮아 주행 거리가 짧다는 게 약점이지만, 중국 기업들은 최근 에너지 밀도를 NCM 삼원계 배터리의 70%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중국을 겨냥해 LFP 배터리 개발에 본격 돌입했다.

삼성SDI의 경우, 원가가 높은 코발트 함량을 줄인 배터리로 가격 우위를 점한 중국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에 LFP 배터리를 우선 양산·적용하기 위해 개발에 나섰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전기차용 LFP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이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은 “중국이 선점 중인 LFP 시장에 뛰어들기에는 원자재 공급 등 리스크가 있을 수는 있지만 우리는 과거 LFP 배터리를 개발했던 경험이 있다”며 “궁합이 잘 맞는 음극재·전해액 등 재료 확보와 기술연구가 더해져 이미 LFP 배터리 생산 능력은 충분한 상태고, 앞으로 중국과 비교해도 LFP 배터리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LFP 배터리의 구체적인 상용화 시점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SK온은 파우치형 LFP 배터리를 개발 중이다. SK온 LFP 배터리는 기존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주행거리를 늘려 시장에 출시된다.

SK온은 올해 중 파일럿 플랜트(중간시험 공장)에서 나온 가장 완성도 높은 샘플을 완성차 업체에 제공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SK온 관계자는 “LFP 배터리는 비용과 안전성 측면에서 큰 장점이 있고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관심을 두고 있다”며 “엔트리급 전기차 등 다양한 용도에 맞는 LFP 배터리 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SDI는 LFP 배터리 개발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 삼성SDI는 기존 NCM 삼원계 배터리에서 코발트 사용을 최소화하거나 없애는 ‘코발트 프리(Free)’ 방식으로 글로벌 시장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배터리 품질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전고체 배터리 개발·양산 연구와 더불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코발트 프리 배터리와 성능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로 기술력을 업그레이드했다”며 “앞으로도 LFP 배터리 개발 검토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fro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