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2] 삼성-LG 'OLED 동맹' 청신호…신경전 잊고 해빙 모드
[CES 2022] 삼성-LG 'OLED 동맹' 청신호…신경전 잊고 해빙 모드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01.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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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사 수장 '협력 가능성', '환영' 등 긍정적 단어 언급
한종희 "LG패널 탑재할 수도"…박형세 "우리로선 환영"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매년 CES에서 TV기술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던 삼성과 LG가 올해는 화해모드다. 세계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각사 수장들은 "협력 가능성, 환영"의 긍정적 단어만 언급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비교적 날선 모습을 보였지만 LG 측은 "그럴 수 있다"며 포용했다. 삼성이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진영에 합류하는 상황에서 LG가 사실상 승자의 여유를 보인 셈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부문장은 현지시간으로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CES 2022 간담회에서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탑재 가능성에 대해 “확정된 건 없지만 가능성은 다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OLED TV의 기술적 문제를 지적하며 진출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반복한 발언과 대비된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도 긍정적이다. 그는 지난 4일 CES 2022 개막에 앞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만약 삼성전자가 OLED 캠프에 합류한다면 우리로선 환영할 일”이라고 밝혔다.

박 본부장은 삼성전자와 TV기술 논쟁에서 LG전자 선봉장 역할을 맡아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9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9에선 “삼성전자의 QLED 8K TV가 국제디스플레이계측위원회(ICDM)에서 정한 화질선명도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양사 간 분위기 전환에 대해 달라진 시장상황이 투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QLED 등 LCD TV를 주력으로 삼으며 LG전자를 견제했다. 그러나 차기 프리미엄 TV라인업으로 QD-OLED(QD디스플레이) TV를 준비 중인 만큼 OLED 기술자체를 비판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삼성디스플레이가 양산 가능한 QD-OLED 패널수량은 100만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삼성전자가 연간 생산하는 TV의 2%에 불과하다. 성공적인 프리미엄 전략을 위해선 어느 정도 물량 공세가 필요한 상황이다. LG디스플레이가 부족한 OLED 패널을 채워줄 수 있다.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진=LG전자]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진=LG전자]

한 부회장은 이날 “QD디스플레는 원하는 수량이 나오지 않아 이번 CES에서 전시하지 않기로 했다”며 “수량이 확보되면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OLED TV 진영을 이끄는 LG로선 삼성전자의 합류가 반가운 눈치다. 그동안 대립관계를 보였지만 삼성전자의 QD-OLED TV 출시준비로 사실상 판정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LG는 삼성디스플레이의 도발에도 여유롭다. 삼성디스플레이는 CES 2022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앙코르 호텔에서 별도 전시공간을 마련하고 경쟁사 OLED 패널과 비교전시하며 자사 QD-OLED 패널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로 강조하는 장점이 다르다”며 “OLED 시장이 확대된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TV시장에서) 한국기업이 중국기업 대비 우위를 점하는데 더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갈등요소는 남았다. 한 부회장은 이번 간담회에서 QD-OLED의 입지를 마이크로 LED TV와 네오 QLED TV보다 뒤에 뒀다. 가치 면에서 LCD보다 OLED가 높다는 점을 완전히 인정하지 않은 대목으로 보인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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