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외형 확장·수익성 강화 '투트랙 전략' 시동
쿠팡, 외형 확장·수익성 강화 '투트랙 전략' 시동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12.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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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인프라 투자로 적자 규모 확대…지배력↑
3PL 사업 추진, 멤버십 인상…내실 다지기 박차
한 소비자가 쿠팡 앱을 켰다.[사진=쿠팡]
한 소비자가 쿠팡 앱을 켜고 있다.[사진=쿠팡]

쿠팡은 물류 인프라 기반 3PL(3자 물류 대행) 사업 추진과 유료멤버십 회비 인상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전망이다.

쿠팡은 출범 이후 만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도 시장지배력 강화를 위한 물류 인프라 확충·신사업 투자를 이어왔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시장 지배력 키우기와 내실 다지기란 ‘투트랙 전략’에 시동을 걸었다.

쿠팡은 2010년 출범해 ‘배송 경쟁력’에 초점을 두고 사업경쟁력을 제고해 왔다. 실제 쿠팡은 지난 10년 동안 전국 30여개 도시에 100개 이상의 독립된 풀필먼트·물류센터를 구축했다. 쿠팡은 이를 기반으로 2019년 유료멤버십 ‘로켓와우’를 도입했고 이후 무료배송·무료반품 외에도 새벽배송·해외직구 등 혜택을 늘려왔다. 그 결과 쿠팡의 이커머스 내 점유율은 2021년 업계 추산 기준 18%까지 올랐고 쿠팡 활성소비자수는 쿠팡 2분기 실적발표 기준 1700만명으로 늘었다.

쿠팡은 2021년 MOU를 체결한 10개 지역에 1조5000억원 투자를 포함해 수조원을 들여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 총 100만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추가 건립, 더욱 촘촘한 전국 물류망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쿠팡이 4200억가량을 투입해 만든 대구 첨단 물류센터와 충북 음성 금왕 물류센터는 내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쿠팡은 또 2019년 ‘1주문1배달’ 콘셉트의 배달앱 ‘쿠팡이츠’를 론칭해 20조원 이상의 규모를 형성한 배달앱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쿠팡은 배달앱 후발주자인 만큼 배달비 무료, 첫 주문 할인쿠폰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업계에선 쿠팡이츠의 배달앱 시장 내 점유율이 30%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쿠팡은 2020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쿠팡은 쿠팡플레이의 시장안착을 위해 쿠팡 유료멤버십 ‘로켓와우’ 회원 대상 서비스 무료 제공 등의 마케팅을 벌였다. 이를 통해 쿠팡플레이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 기준 올해 10월 월간 활성이용자수가 272만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쿠팡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쿠팡의 누적 적자만 2020년 말까지 약 5조원에 달했다. 올해 덕평 물류센터 화재까지 발생하면서 적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친구(배송직원)가 쿠팡차량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사진=쿠팡]
쿠팡친구(배송직원)가 쿠팡 차량으로 소비자들에게 상품을 배송하고 있다.[사진=쿠팡]

이런 가운데 쿠팡은 기존 물류 인프라를 토대로 3PL 사업 추진, ‘로켓와우’ 월정액 인상 등 수익성을 개선에 나섰다.

쿠팡은 12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상 택배서비스사업자 자격을 재취득하며 3PL 사업을 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 이는 쿠팡이 이미 갖추고 있는 물류센터와 인력 등을 활용해 다른 온라인몰의 상품을 배송하는 등 새로운 수익사업을 할 수 있다는 방증이다. 이와 관련해 쿠팡은 최근 3PL 조직에서 물류 데이터 관리·분석 업무 담당자 채용도 진행했다.

또 12월30일부터 신규회원에 한해 ‘로켓와우’ 월정액을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렸다. 쿠팡은 멤버십 론칭 후 무료배송·반품에 새벽배송·로켓직구·전용할인 등 혜택이 추가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선 이를 두고 멤버십 혜택과 비교해 낮은 월정액을 인상해 어느 정도 수익을 얻기 위한 결정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월정액 인상은) 물류비 상승 등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와 최근 수익성 악화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멤버십 요금 인상을 기존 회원까지 확대하면 1250억원 이상 매출과 이익이 증가, 쿠팡의 수익성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팡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한 과감한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강한승 대표와 투안 팸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임직원 대상 타운홀 미팅에서 “과감한 투자로 고객 충성도와 친밀도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뉴욕 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도 전국 유통망 신설에 투입했다”며 “아직 성장 초기단계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과 함께 더 큰 기회를 잡아 장기적 성장을 꾀하겠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